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원제 - Bring Up Bebe (2012년)

  저자 - 파멜라 드러커맨




  책을 읽으면서 일부 대목에서는 공감도 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친 프랑스적이라는 약간은 꼬인 생각도 들었다. 너무 칭찬만 하면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 내 성격이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살던 한 저널리스트가 영국인 남편과 프랑스에서 살면서 세 자녀를 키우면서 겪은 프랑스 육아법에 대한 책이다. 서문에서 밝혔지만, 이 저자는 프랑스 육아법의 극렬 팬이다.


  저자가 프랑스 육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미국과 달리 프랑스 아이들은 식당에서 떼쓰지도 않고 공공질서를 잘 지키며 자립심이 강해보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엄마들이 아기들에게 밤에 우유를 먹이느라 잠도 못자면서 고생하지도 않고, 자기 생활을 즐기면서 사는 비법이 궁금하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첫 아기 임신 때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세 아이를 기르면서 주변 프랑스 사람들과 부대끼며 겪은 경험담을 늘어놓고 있다. 미국식 육아법과 비교도 하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이 자세히 드러나 있다.


  책을 읽다보니, 정말로 저렇다면 나라도 그 육아법을 따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내가 아직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지만, 저런 방식으로 아이들을 길러서 예의바르면서 개성적인 성격으로 자란다면 말이다.


  아기 때부터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지고, 글자를 먼저 배우기보다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타인과 서로 어울리는 것을 배우고, 부모를 떠나 여행을 가면서 자립심을 배우고, 골고루 먹으면서 여러 가지 감각을 느끼고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아닌, 자기들만의 생활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모성과 희생이 동격이라 생각하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삶이겠지만 말이다. 언제부터 어머니의 사랑이 자식에 대한 끝없는 자기희생으로만 여겨지는지 모르겠다. 은연중에 세뇌를 시키는 것 같다. 여자는, 엄마는 이래야 해. 안 그러면 엄마 실격이고, 자격이 없는 거야. 칫, 개뿔이. 


  식당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가본 경험이 있거나 아이들 때문에 피해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요즘 애들도 문제지만, 그것보다 엄마들이 더 문제라는 것을 말이다. 특히 세상은, 아니 온 우주는 자기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그 엄마들. 자식에 대한 희생과 모성과 이기적인 자식편애가 결합하며 기형적인 모습이 되어버린, 이상한 사랑을 퍼붓는 엄마들.


  작년인가 재작년에 인터넷에 글 하나가 올라오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식당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자기 아기에게 뜨거운 국을 쏟고 도망갔다는 글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아주머니를 욕했다.


  하지만 식당 CCTV가 공개되자, 상황은 반전이 되었다. 사실은 피해를 입었다는 꼬마가 식당에서 마구잡이로 뛰어다니다가 아주머니에게 부딪히는 바람에 국이 쏟아진 것이다. 자기 아이의 잘못은 숨기고 아주머니를 욕한 글을 올린 아이 어머니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려졌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도 활발하다. 좋게 말하면 활발한 것이고, 솔직히 표현하면 패주고 싶을 정도이다. 식당이건 공공장소건 어디든지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떼를 쓴다. 그리고 그것이 가정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학원 등의 공동체 생활에서도 일어난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격이다. 안 그런 아이들도 있지만, 보기 드물다.


  전에 미술 전시회를 간 적이 있었는데, 조각상이나 그림을 만지는 건 기본이고 그 사이에서 뛰기까지 했다. 하지만 엄마들은 그런 자기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볼 뿐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내가 뭐라고 하자, 되레 나를 째려보기에 전시회 직원을 찾아가 주의를 시키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도대체 요즘 아이들은 왜 저럴까? 저런 아이들이 커서 이 나라를 짊어진다는 걸 생각하니 앞이 깜깜했다. 저런 유초딩이 자라서 문제 있는 중고딩이 되고, 또 걔들이 크면 무개념 어른이 되고, 끼리끼리 논다니까 자기와 비슷한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자기 같은 자식을 낳겠지. 그러면 그 애들은 또 버릇없는 아이로 자라서 무개념 중고딩이 되고……. 그래서 욱일승천기와 나치식 경례하는 것을 멋지다고 자랑스레 SNS에 올리는 무식한 대학생들이 나타나는 것이고. 아, 진심으로 이 나라의 미래와 내 노년이 걱정된다.


  얼마 전에 아이를 낳은 사촌에게 이 책을 추천해줘야겠다. 하나라도 제대로 키우길.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으니까.


  그런데 한국에서 저 육아법으로 키우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그곳은 국가 차원에서 보조를 해주고 관리를 같이 하는데, 여기는……. 아, 제발 내 노년은 밝고 희망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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