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Diabolique, 1996

  감독 - 제레미아 S. 체칙

  출연 - 샤론 스톤,이자벨 아자니,채즈 팔민테리,캐시 베이츠

 

 

 

  미리 말해두지만, 디아블로가 아니다. 그것은 게임 이름이고 이 영화 제목은 디아볼릭이다. 나만 헷갈렸나…….

 

  소설 '악마 같은 여자'를 원작으로 한 프랑스 영화 ‘디아볼릭 Diabolique, 1955’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캐스팅은 그 당시로는 초호화여서, 남편 가이 역에는 채즈 팔멘터리, 병약한 부인 미아 역에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아자니, 애인 니콜 역에는 샤론 스톤 그리고 형사 역에는 캐시 베이츠가 열연하고 있다.

 

  내용은 예전 영화와 비슷하다. 교장 가이는 학교를 마음대로 주무르고, 부인과 애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나쁜 남자이다. 그래서 두 여자는 그를 죽이기로 공모한다. 니콜의 집으로 그를 초대해 수면제가 담긴 술을 먹인다. 그리고 욕조에 익사시킨 뒤, 학교 수영장에 버린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시체는 발견되지 않고, 그가 살아있다는 흔적만 자꾸 나오는데…….

 

  병약한 부인 역에 이자벨 아자니는 그야말로 딱 어울렸다. 그녀가 푸른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있으면……. 소녀 같은 분위기의 하얗고 풍성한 잠옷 원피스를 자주 입고 나오는데, 창백한 얼굴에 긴 검은 머리는 영락없는 처녀귀신이다.

 

  반면에 샤론 스톤은 딱 달라붙는 옷차림에 몸매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짧게 자른 머리에 빨간 립스틱을 발라 강하고 섹시한 팜므 파탈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시체가 담긴 궤짝을 나르는 장면에서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그녀의 엉덩이는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거기다 가이와 섹스를 나누는 장면도 옷을 벗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야했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원작 소설과 56년 영화에서는 두 여자의 관계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끼리의 동지애나 우정 정도로 묘사되며 은근슬쩍 넘어갔는데, 여기는 달랐다. 아마도 샤론 스톤이 영화 ‘원초적 본능’ 에서 보여줬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서 감독이 의도했거나.

 

  예전에 읽은 외국 단편 소설이 떠올랐다. 제목이나 작가는 까먹었다. 배가 아주 많이 고팠나보다. 그 소설에서는 약간의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유명 작가 가 자살을 한다. 사인회였던가 하여간 그런 것 때문에 다른 곳에 왔는데,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그 일들이 그에게만 보이고 들린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호텔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의 매니저와 부인이 꾸민 일이었다. 두 여자가 돈과 사랑을 동시에 차지하기 위해 남편을 죽인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은 두 여자가 축배를 들면서 침대에서 포옹하는 걸로 끝이 난다고 기억한다. 그 당시 결말이 참 충격이었다.

 

  뜬금없이 소설 얘기가 나왔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작품이 떠올랐다. 그렇게 나가도 괜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문일까?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초반부터 분위기를 몰아갔기 때문에, 그런 결말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영화 후반에 캐시 베이츠의 미소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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