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 어느 살인마의 가족 이야기 - 아웃케이스 없음
롭 좀비 감독, 말콤 맥도웰 외 출연 / 프리지엠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원제 - Halloween II, 2009

  감독 - 롭 좀비

  출연 - 타일러 메인, 스카우트 테일러-콤튼, 말콤 맥도웰, 크리스 하드윅

 

 

  할로윈 1편을 리메이크한 작품의 2편. 뭔가 복잡하다. 그러니까 새로운 할로윈 2편이라는 말이다. 감독은 리메이크 1편과 마찬가지로 롭 좀비가 맡았다. 그래서 영화 전반에 흐르는 노래와 영상의 조화는 멋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어린 마이클 마이어스는 배역이 바뀌었다. 전편보다 더 귀엽게 생겼지만, 포스는 줄어들었다. 그 점이 제일 아쉬웠다. 전편 아역의 광기어린 공허한 눈빛이 짱이었는데.

 

  마이클 마이어스의 손에서 살아남은 로리.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고, 약을 복용해야한다. 1편에서는 범생이스타일로 살았다면, 이번 편에서는 그냥 살아가는 느낌이었다. 욕도 잘 하고, 예전에는 단정한 여고생 패션이었는데 지금은 대충 입고 다니는 그런 분위기. 어쩌면 그게 그녀와 친구들사이에서는 최신 유행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이클에 대한 책과 강연으로 먹고 살던 루미스 박사는 1편과는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전에는 마이클을 잘 돌보지 못한 죄책감이 보였지만, 이제는 그런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 책에다가 로리와 마이클의 가족 관계를 밝히고 말이다. 거기에 그녀의 사진까지! 로리는 몰랐던 사실인데!

 

  한편 모두가 죽었다고 생각하지만 살아있는 마이클은, 자살한 어머니의 환상을 보면서 동생 로리를 찾아 헤매는데……. 물론 그 와중에 살인은 기본이다.

 

  2편은 1편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다. 1편이 그냥 마이클의 어린 시절과 살인 행각을 보여주면서 살인마가 만들어지는지 타고나는 것인지 말하고 있다면, 2편은 이후 살아남은 사람의 정신과 육체가 어떻게 황폐화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 날의 사건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술과 약물에 의존하고, 자꾸만 꿈에 나오는 마이클과 엄마 그리고 처참하게 죽어가는 자신에 대한 악몽 앞에서 무너져가는 로리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가 말하고 있다. 강한척하는 게 싫다는 그녀의 절규는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약물의 영향인지 아니면 집안의 유전인지, 로리는 마이클의 살인 환상을 공유한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어린 시절에 마이클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을 죽이는 악몽을 꾼다.

 

  마이클 역시 천사 같은 옷을 입은 엄마와 어린 시절의 자신을 본다. 그리고 엄마의 말대로 동생을 찾아 길을 떠난다. 그에게 엄마는 정신적인 지주였고, 언제나 자신의 옆을 지켜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가 갈 길을 인도해주는 등불이고. 그래서 그녀가 내린 가족을 되찾으라는 명령을 어길 수가 없다. 그는 절대로 그녀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로리에게도 엄마와 어린 마이클의 환영이 보인다. 가족이기에 그런 걸까? 가족이기에 서로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정신적 감응을 하고 더 나아가 정신병도 공유하는 걸까? 설마 그녀도 마이클처럼 미치는 걸까?

 

  마이클의 환상과 로리의 불안한 심리가 교차되면서, 조금 지루하다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불안함이 극에 달해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은 로리를 보면서, 고개를 저을 수도 있다. 영화는 천천히, 하지만 몇몇 장면은 아주 노골적으로 야하고 잔인했다.

 

  마지막 부분에 팝송 ‘Love Hurts’가 흐르는데 눈물이 날 뻔 했다. 상처투성이가 된 로리와 그녀의 멍한 눈동자. 그리고 엄마……. 어쩌면 마이클이 원한 것은 사랑하는 엄마와 여동생과 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죽여서 그 소원을 이루려고 했기에 문제가 되는 것일지도. 그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았으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참으로 슬픈 가족의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