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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뱀파이어 헌터 - 아웃케이스 없음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감독 -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출연 - 벤자민 워커, 도미닉 쿠퍼,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루퍼스 스웰
원서 -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 Vampire Hunter’
이 영화의 원작을 쓴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은근 기대를 했었다. 소설은 읽지 않았지만, 그가 영화의 각본에도 참여했다는 것을 검색으로 알았기에 ‘그래도 어느 정도겠지’라는 기대치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음…….
링컨은 참 고달팠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를 살짝 비튼 ‘아브라함 링컨 vs. 좀비’라는 것도 있는데, 그러면 결국 링컨은 인간과도 싸우고 동시에 좀비와도 일전을 벌이면서 뱀파이어들과도 사투를 벌인 것이 된다. 조만간 ‘링컨 vs. 외계인’ 내지는 ‘링컨 vs. 오크’ 이런 것이 나오지 않을까?
영화를 보면서, 전쟁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미국의 남북전쟁은 우리나라의 6.25 전쟁처럼 한 나라의 국민들이 반으로 편을 갈라 벌인 전쟁이었다. 물론 우리나라는 자국민보다 외국 세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거였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미국의 남북전쟁을 같은 동족끼리의 전쟁이 아닌, 인간 대 뱀파이어의 대결로 바꾸어버렸다. 엄청난 역사왜곡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고, 그냥 같은 민족끼리 싸운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외세의 개입 없이, 순전히 자기들끼리 아니 엄밀히 말하면 부자와 지도층끼리 이권다툼을 벌이다가 급기야 일반 시민들을 동원해 전쟁을 한 거니까. 그걸 숨기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린 절대로 같은 민족끼리 싸우고 싶지 않았다능! 뱀파이어 놈들이 흑인 노예들 피를 빨고 싶어서 일으킨 거라능! 뱀파이어에게 넘어간 남군 지도자가 병신이었다능! 링컨은 그런 음모를 알고 미국, 아니 전 세계를 뱀파이어의 손에서 구한 위대한 대통령이라능! 숭배하라능! 우린 짱 세다능!’라는 취지로 소설을 쓰고 영화를 만든 게 아닐까?
이야기는 링컨의 일생을 통해 그가 어린 시절에 어떻게 뱀파이어들과 만나서 그들과 어떤 사연으로 원수가 되고, 당당한 적수로 성장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링컨의 전기 영화에 뱀파이어가 준 주연으로 등장한 느낌이다. 그의 정치 경력에 관한 얘기는 별로 다루지 않고, 뱀파이어들과의 싸움 위주로 적은 전기 영화? 그래서 금방금방 세월이 지나간다. 링컨의 일대기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얘기의 연속성이 없다고 할법하나 진행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주연을 맡은 배우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차라리 친구나 뱀파이어 대장이 더 분위기가 있어 보였다.
그래도 위인의 전기를 은근하게 비틀어서 SF 판타지로 만드는 솜씨라니! 거기다가 교묘하게 미국의 대통령이 몸을 바쳐 세계를 구했다고 인식시키고! 원작자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