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딕 마스 감독, 허브 스타펠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Sint

  감독 - 딕 마스

  출연 - 휘프 스타펠, 에그버트 잔 베버, 카로 렌선, 베르트 루페스

 

 

  ‘sint’는 네덜란드 어로 ‘saint’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까 네덜란드에서 ‘산타클로스’에 해당하는 ‘신터클라스’라는 캐릭터에 대한 호러 영화인 것이다.

 

  영화 초반에 그는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인물로 나온다. 옷은 고위 종교인처럼 차려입고 부하를 끌고 다니면서 온갖 나쁜 짓은 다 저지른다. 그래서 결국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 손에 죽고 만다.

 

  이후 그가 죽은 12월 5일은 세월이 흐르면서 의미가 변질되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로 인식이 된다. 하지만 이후 몇 십 년마다 그 날이 되면 신터클라스, 그러니까 성 니콜라스가 부하들과 죽음에서 돌아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다.

 

  아, 아이들에게는 보여주지도 말하지도 말아야 할 영화중의 하나이다. 산타가 사실은 살인자였다니, 가끔 귀신이 되어 돌아와 사람들을 죽이고 다닌다니. 동심 파괴 영화다.

 

  예전에도 산타클로스가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영화가 있기는 했다.

 

  ‘산타 슬레이(Santa's Slay)’라고, 악마의 아들로 태어난 산타가 천사와의 내기에 져서 착한 짓을 하도록 강요받는다. 매년 애들에게 선물 주는 게 내기에 져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약속된 기한이 끝나자마자, 그동안 억눌려있던 본성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죽이는 내용이었다. 배달된 선물이 열어보니 ‘펑’하고 터져서 아이들이 죽는, 보면서 충격 받은 장면이 있었다.

 

  그리고 ‘사일런트 나이트 데들리 나이트 (Silent Night Deadly Night)’라고 산타 복장을 하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에 관한 영화도 있었다. 그건 어릴 때 트라우마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살인자가 된 불쌍한 아이의 이야기였다.

 

  아, 그리고 산타의 옷이 빨간 이유가 피 묻은 것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만화도 있었다. 산타를 본 아이가 없는 이유가, 다 죽어서였던가? 하여간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영화는 초반부터 사람들을 죽여 간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마을 습격 장면부터 몇 백 년이 지난 후 일가족 몰살 장면까지 숨 돌릴 틈이 없다. 그리고 현대에 접어들면서 학생들이 나오지만, 곧이어 성 니콜라스 데이 축제가 시작되면서 이상한 일이 하나둘씩 일어난다.

 

  보는 나는 이게 누구 짓이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지만, 영화 속의 사람들은 모른다. 그래서 자신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사람들을 보면 긴장감이 더하고,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했다. ‘좀 믿어봐!’ 내지는 ‘뒤를 돌아봐!’라고 외치고 싶었다.

 

  영화 마무리는 좀 찜찜했다. 정부가 국민을 속이는 게 얼마나 쉬운지 잘 보여주고 있다. 다 그런 거라는 허탈함도 드는 동시에, 화도 났다.

 

  영화를 다 보고, 산타가 참으로 쪼잔 하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남들에게 벌인 짓은 생각안하고, 자기를 죽였다고 주기적으로 학살을 벌이니 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아, 하긴 그러고 보면 산타가 직접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것도 아니었다. 언제나 선물은 엄마아빠와 친척들이 주는 거였다. 아이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준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완전 돈은 집안 어른이 쓰고, 감사 인사는 관계도 없는 사람이 받는 것이다.

 

  쪼잔 하다못해 교활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산타를 나쁜 놈으로 한 영화나 만화를 만드나보다. 사라진 동심에 대한 아쉬움과 빌고 빌어도 원하는 선물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에 느꼈던 세상 불공평하다는 억울함 그리고 어른이 되어 내 돈 쓰고도 감사하다는 말을 못 듣는 허탈감, 자식들이 원하는 선물을 못 해줄 때의 비통함 등등이 뒤섞여 애증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리고 나이를 먹고서 산타가 나쁜 역할로 나오는 영화를 보며 즐거워하는 것은,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나보다 착하지 않은 아이가 선물을 받았던 이상한 기억과 선물의 유무로 착한 아이 나쁜 아이 편을 가르는 세상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 사회와 돈의 필요성에 대해 확실히 가르쳐주었다, 산타는. 그러니까 어릴 때 산타에게서 선물을 못 받은 사람들이 나쁜 아이였던 건 아니었다. 산타가 잘못한 거다.

 

  감상문을 쓰기 전에 검색을 하다 보니, 이 영화 포스터가 재판에까지 회부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한다고. 결과는 감독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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