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참자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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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新參者

  작가 - 히가시노 게이고

 

 

 

 

  일곱 번째 가가 형사 시리즈이다. 하지만 출판사가 다른 책들과 달라서, 검색하면 시리즈 목록에 들어있지도 않는다. 그래서 책장에 꽂아두면, 표지의 통일성이 없어서 이 책만 동떨어져 보인다. 성격인지 몰라도 이러면 거슬린다. 원래 시리즈를 내던 출판사에서 또 다시 이 책을 낸다거나, 이후 모든 시리즈가 각각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면 어떡하나 고민이다.

 

 

  해문 출판사의 80권짜리 아가사 크리스티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전 권의 크기가 똑같아서 나란히 꽂아두어도 보기 좋다는 점 때문도 있다. 아, 빨리 빠진 권을 모아야 하는데. 이건 2013년도 프로젝트니까 서두르지 말자.

 

 

  이 책에는 아홉 개의 단편이 들어있다.

 

  1. 센베이 가게 딸

  2. 요릿집 수련생

  3. 사기그릇 가게 며느리

  4. 시계포의 개

  5. 케이크 가게 점원

  6. 번역가 친구

  7. 청소 회사 사장

  8. 민예품점 손님

  9. 니혼바시의 형사

 

 

  하지만 이야기들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어져 있다. 중심이 되는 것은 니혼바시의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죽은 중년 여인 사건이다. 그녀에 대해 알기 위해 인근 상점가를 탐문하면서 가가 형사가 각각의 숨겨진 비밀스런 사연을 파헤치는 것이 여덟 개 단편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단편에서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밝혀내고 있다.

 

 

  이번에도 가가 형사는 글의 중심에 나서지 않는다. 각각 단편에서 사건을 서술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리고 가가 형사는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그들이 감추려고 하는, 또는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실을 알려준다.

 

 

  어떻게 보면 가정 분쟁 해결사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그의 손길이 닿은 가게는 모든 오해가 풀리면서, 겉으로는 안 그런척하지만 속으로는 화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으니 말이다. 대화에 서툴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비둘기가 아닌 매 한 마리가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았다.

 

 

  조금 이상하긴 하다. 가가 형사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 헐, 설마 이게 바로 동병상련? 내가 표현을 못하기에, 다른 사람의 그런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이 세상사람 모두가 다 활발하고 외향적이지는 않는다. 소심하고 내향적인 사람도 반 정도는 존재한다. 그리고 사람들 모두가 다 자신의 비밀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면서 ‘난 비밀 따윈 없어, 난 쿨하고 솔직하니까.’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적절하게 본심을 숨기기도 하고, 적당하게 내놓을 것은 내놓고 뒤로 미룰 것은 숨겨둔다. 비록 소설과 드라마, 만화, 영화에서는 활발하고 숨김없으며 구김살 없는 캔디 스타일의 여주인공이 주인공으로 나와도, 현실의 인간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가가 형사는 그런 인간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심스러우면서 한편으로는 대담한 방법으로 사람의 허를 찌르면서 파악한다. 하지만 절대로 상처를 주지는 않는다. 도리어 상처 입은 사람을 도와주고 보듬어주려고 한다. 이번 책에서도 그런 면모가 돋보인다.

 

 

  - 형사가 하는 일이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사건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역시 피해잡니다. 그런 피해자들을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 p.278 -

 

 

  그는 오해와 비밀로 엉망이 된 인간관계에 넌지시 힌트를 주면서 깨닫게 한다. 물론 직접적으로 보여줄 때도 있긴 하다. 그에게 있어서 사건 해결이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관점에서는 가가 형사 시리즈는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휴먼 드라마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너무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역시 가가 형사의 단독 주연이 아니라는 점이……. 그가 주도적으로 활약을 하고, 속마음도 드러나는 글을 읽고 싶은데 이번에도 아니라는 것이…….

 

 

  다음 시리즈가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지만, 꼭 가가 형사 주연의 1인칭 소설이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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