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츠 아이 - [할인행사]
루이스 티그 감독, 드류 배리모어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 - Cat's Eye

  감독 - 루이스 티그

  출연 - 드류 베리모어, 제임스 우즈, 알랜 킹, 케네스 맥밀란, 로버트 하이즈, 캔디 클락, 제임스 나프톤 등

 

 

  스티븐 킹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애인님이 자랑하던 영화가 있었다. 그의 단편을 모아 만든 영화가 있는데, 드디어 손에 넣었다는 것이다. 근데 시간이 잘 안 맞았는지, 아니면 내가 빌려달라는 말을 깜박하고 안 했는지, 아니면 나도 알아서 구해보겠다는 오기인지 잘 모르겠지만 계속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 나도 스티븐 킹 많이 좋아하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구하게 되었다, 아싸!

 

  이 영화는 1985년 작이다. 그래서 영화 ‘E.T’에서의 모습을 간직한 어린 드류 배리모어가 나온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도 무척 귀여웠다.

 

  첫 번째 단편은 ‘금연 주식회사’이다. 스티븐 킹의 단편집에도 같은 제목으로 나온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아, 그렇구나.’ 라고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갔었다. 그런데 나이를 조금 더 먹고 주변에 담배 피는 지인들이 늘어가면서 다시 읽었을 때는, 무서웠다. ‘만약에 나보고 고기를 먹지 말라고, 저 회사에서 하는 짓을 한다면…….’이런 상상을 하니 끔찍했다. 그런데 그게 영화로 실사화가 되어 눈앞에서 일어나니, 오싹해졌다.

 

  특히 음악을 틀어놓고 고양이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면서 웃고 있는 인간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그건 동물 학대라고!

 

  꼭 저런 짓을 하면서까지 금연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물론 영화는 과장되어 표현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금연 서약서에 사인한 사람이 무심코 담배를 물면, 부인을 잡아다가 전기 고문을 하다니! 그리고 그래도 못 끊으면……. 더 이상의 힌트는 생략하겠다. 그래서 주위에 금연한 사람이 있으면 존경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것도 무시무시하지만, 금연하기로 한 사람도 모르게 그를 감시하는 시스템이 더 무서웠다. 집안에서건 밖에서건 사무실에서건 화장실이건 운전 중이건 밤이건 낮이건. ‘Every Breath You Take'가 잔잔하게 흐르는 파티 장면은 참으로 절묘했다. 주인공이 미쳐가는 심리를 잘 보여주었다.

 

  그런데 단순한 금연 회사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으면, 더 많은 돈과 권력을 가진 단체, 예를 들면 기업이나 정부는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음모론과 ‘우리 오라버니도 빨리 금연하셔야 할 텐데’라는 걱정스런 마음으로 첫 번째 이야기를 보았다. 아! 주인공의 딸이 다니던 학교 이름이 ‘Saint Stephen's School’이라는 게 조금 웃겼다.

 

 

  두 번째 이야기는 단편집에서 조금 시들하게 보았던 ‘위험한 내기’였다. 왜냐하면 아마도 내가 사람의 목숨을 갖고 내기를 건 노인네도 나쁘지만, 무엇보다 젤 악질인 건 그 노인네의 젊은 부인과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야반도주하려던 남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라리 이혼을 할 것이지, 배우자 몰래 바람을 피우는 건 용납할 수가 없다. 아, 여기서는 들켜서 남자가 잡혀왔으니 몰래는 아닌가?

 

  그래서 영화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 노인네가 좀 인정사정없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이 정나미 뚝 떨어지고 재수 없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난 불륜을 저지른 남자도 처벌받기를 원했다. 물론 그 사람도 죽을 고생을 하긴 했지만, 내 분에는 차지 않았다.

 

 

  세 번째 이야기는 단편집에서 읽지 못한 내용이었다. 이 영화를 위해 특별히 스티븐 킹이 대본을 썼다고 한다. 영화 초반부터 자신을 구해달라고 애타게 부르는 소녀, 드류 배리모어를 찾아 헤매던 고양이.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금연 주식회사에서 전기 충격을 받기도 하고, 위험한 내기의 노인네가 사는 빌딩에 잠시 머무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얘가 참 고생이 많았다. 거기다 놀라운 연기력까지 보여주고 말이다.

 

  고생 끝에 마침내 소녀와 만난 고양이. 그녀를 노리는 벽장의 난쟁이 괴물과 한판 격투를 벌인다. 진짜 그 괴물 놈도 보는 눈은 있는지, 아주 그냥 애가 자는데 별 짓을 다한다. 나쁜 변태 새끼 같으니라고.

 

  역시 고양이가 귀신을 본다는 말이 맞는 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 난 고양이는 무섭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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