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 아웃케이스 없음
폴 W.S. 앤더슨 감독, 밀라 요보비치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Resident Evil: Afterlife

  감독 - 폴 W.S. 앤더슨

  출연 - 밀라 요보비치, 알리 라터, 웬트워스 밀러, 킴 코아테스




  1편의 감독이 다시 돌아왔다. 이런 경우 대개 내가 시작한 것은 내가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이 영화 5편으로 이어진다. 마무리가 아니라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거였나?


오프닝은 참으로 멋졌다. 분위기도 좋고 노래도 어울리고. 일본의 번화가. 한 여인이 비를 맞고 서 있다. 가냘픈 몸매에 예쁘장하면서 우수에 찬 얼굴. 입을 열기 전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다음 순간, 입을 쫙 벌린 그녀는 지나가는 행인을 공격한다. 아, 이런 바이러스 감염자였다.


  지상에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자기들은 지하 깊숙히 숨은 치사한 엄브렐러 녀석들. 물론 앨리스가 가만히 둘 리 없다. 3편에서 복제상태에 있던 자신의 분신을 모두 끌고 온 그녀. 수많은 앨리스들이 벌이는 지하 기지의 액션장면은 참으로 통쾌했다. 문득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켰다. 건물 내부의 전투라든지 슬로우와 정지를 적절하게 사용한 것 등등. 그리고 초반에 도쿄가 무너지는 장면을 보고는 속으로 몰래 ‘오오, 나이스!’를 외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진짜 앨리스도 복제 앨리스를 소모품 취급한다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일 수도 있는 그들을……. 자기와 닮은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거였을까? 이른바 동족 혐오?


  전투가 끝나고 그녀는 3편에서 안전한 지역으로 먼저 간 사람들을 찾는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걸까? 게다가 전편에서 같이 싸웠던 여자는 가슴에 이상한 장치를 붙이고 그녀를 공격한다. 겨우 제압하고, 장치를 떼어내니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


  영화의 중반을 보면서, 어딘지 모르게 영화 ‘새벽의 저주’가 떠올랐다. 외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좀비로 가득 차 있고, 커다란 건물에 몇몇의 생존자들만이 살고 있는. 다만 ‘새벽의 저주’는 쇼핑몰이어서 먹을 게 많았지만, 여기는 감옥이라 건물이 튼튼하다는 장점밖에 없다. 하여간 안으로 들어오려는 좀비들과 아카디아라 추정되는 커다란 배로 가려는 사람들의 대격돌.


  그 와중에 커다란 못 박힌 쇠망치를 가진 거구의 좀비와 얼굴이 갈라지는 이상한 좀비가 나온다. 그런데 이상한 좀비를 보자,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왔던 영화 ‘블레이드’가 떠올랐다. 거기서도 비슷한 형태의 괴물이 나왔었다. 살짝 인용한 걸까 아니면 디자이너가 같은 사람인걸까 그것도 아니면 뭔가 과학적인 실험을 통한 생체 변환 측정 결과 그렇게밖에 변하지 않는 걸까?


  후반은 또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정지와 슬로우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1편에서 나왔던 좀비 개가 또 등장한다. ‘어머 반갑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역시 흉측한 모습으로 바뀐다.


  그리고 별로 재미있지 않은, 감독과 대본가 둘이서만 좋아했을 코믹 설정 하나. 아니면 내 개그 코드와 맞지 않은 거일지도.


  겨우 아카디아에 도착해서 사람들을 만났건만, 어디선가 대규모 군용 헬리콥터 수 십대가 날아들기 시작한다.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서.


  그러니까 엄브렐러 회사에서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 지표 위의 인간들은 거의 다 좀비로 변한 상태. 그렇다면 저 많은 군인들은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앞에서 앨리스가 박살낸 도쿄 지하는 본거지가 아니었다는 걸까? 그렇다면 이제 전 세계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고,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영화는 이런 식으로 다음 편이 또 있음을 대놓고 말한다. 극장은 놓쳤으니, 빨리 DVD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아, 궁금해서 현기증 날 것 같단 말이에요, 빨리 DVD 주세요.’ 이런 철지난 드립을 날려본다. 혹시나 해서.




  그런데 갑자기 든 급궁금증 하나. 도대체 그녀는 어디서 화장품을 구한 걸까?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짙은 눈썹과 아이라인, 붉은 입술 그리고 스프레이나 무스로 빗어 넘긴 것이 확실한 머리. 그 어디에도 화장품 가방은 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궁금증 둘. 애인님은 오리지널 앨리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 이번 편의 앨리스가 1편부터 이어지는 그녀가 아니냐고 했는데, 애인님은 아닐 것이라 한다. 그들이 그녀를 지칭하는 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능력도 예전과 달리 너무도 막강하니, 이건 실험용이 아니고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의 애인님의 주장 근거였다. 하지만 난 이번 편 초반에 회사 직원이 그녀에게 주사를 놓고, 그녀가 인간으로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오리지널이 맞는다고 했다. 누구 아시는 분 답변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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