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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D] 레지던트 이블 2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원제 - Resident Evil: Apocalypse
감독 - 알렉산더 위트
출연 - 밀라 요보비치, 시에나 길로리, 오디드 페르, 토마스 크레슈만
엄브렐라 사는 무자비했다. 자기들이 만든 바이러스가, 자기들의 실수로 지상으로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사람들이 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퍼지자마자 일부 고위층인사나 과학자와 그 가족들만 대피를 시킨 야비함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라쿤 시티’ 전체를 봉쇄.
이제 앨리스는 살아남은 몇몇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탈출해야 한다. 동시에 여자 아이도 구하고, 해독제도 찾고. 그러나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앞에 나타난 흉측한 생체 병기. 하긴 언제나 자잘한 것들을 물리치면 막판에 가장 강하고 압도적인 최종 보스가 나타나긴 한다. 그런데 이 막판 보스, 알고 보니 엄브렐러 사의 생체 실험의 희생양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싸우는 앨리스.
근데 여기서 뭔가 억지 감동을 주려는 감독의 센스에 화가 나버렸다. 왜 어떤 영화감독들은 꼭 ‘자, 여기서 관객 눈물 흘리거나 감동받을 준비 하시고. 배우 연기 시작!’ 이러는 걸까? 굳이 그렇게 티를 내지 않아도, 눈물 흘리고 싶은 장면이면 알아서 흘려주는데 말이다.
감독은 멋진 액션과 찡한 감동 두 가지를 다 잡고 싶었던 걸까? 그런 의도였다면 멋진 액션 하나만 잡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찡한 감동 덕분에 손에 땀을 쥐고 봐야할 결투 장면의 김이 새버렸다.
영화는 기업의 음모와 살아남은 사람들의 처절한 사투 그리고 앨리스의 초인적인 능력을 보여준다. 기업의 생체 실험으로 인해, 이미 그녀는 인간이라 부르기엔 애매한 존재가 되었다. 일명 ‘앨리스 프로젝트’의 결과였다. 또한 최종 보스는 ‘네메시스 프로그램’의 일환이었고 말이다.
왜 그 회사는 인간 실험까지 하는 걸까? 단지 약을 팔아먹기 위해서? 아니면 지구 정복?
그런데 기껏 최첨단 기술로 생체실험을 해놓고, 주먹 싸움으로 누가 더 강한지 대결해보라는 건 좀 우스웠다. 아니 왜? 그러면 단지 육체의 강함을 발달시키기 위해 그 난리를 피운 거? 총 맞아도 안 죽고 벽을 타고 날아다니고 이러는 게 다 강한 군인을 만들기 위함이었다는 건 알지만……. 총알 값을 아끼기 위함인가? 그런데 무기도 보니까 엄청 최신식이던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소림사나 닌자 학교에 보내면 돈도 아끼고 피해도 줄였을 텐데……. 나뭇잎 마을의 닌자들은 분신술도 하고 최면도 걸고 여러 가지 다하던데 말이다. (나루토를 안 보신 분들은 죄송.)
뭐 그래도 밀라 언니는 예쁘고 잘 싸우기만 한다. 같은 팀이 된 형사 언니도 밀라 언니보다는 덜 예쁘지만 그래도 나름 매력 있고 잘 싸우고. 두 언니들의 모습에 넋을 잃고 보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 영화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언론이 어떻게 조작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돈의 힘은 참으로 막강하다. 가해자를 피해자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바꾸어버렸으니 말이다. 거기다 모든 일의 원흉인 기업이 감사의 인사까지 받고 말이다. 영화건 현실이건 세상이 개판인 건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런데 앞 편을 복습하는 내 마음대로 붙인 ‘성지순례’를 하는 동안 ‘레지던트 이블 5’가 우리 동네 극장에서 내려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아 놔. DVD나 기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