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빌 호러 - [할인행사]
앤드류 더글라스 감독, 멜리사 조지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Amityville Horror

  감독 - 앤드류 더글라스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멜리사 조지, 필립 베이커 홀, 제스 제임스

 

  여름이었을 거다. 동생과 둘과 나른한 일요일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무서워서 벌벌 떨었던 영화가 있었다. 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한 거라 처음부터 보지는 못해서 제목도 생각이 안 나지만, 갑자기 정전이 되는 바람에 끝을 못 봤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었다. 제일 인상적인 것은 그 집이 정면에서 해골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비디오 가게에서 그 영화를 발견하였다. 표지덕분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아미티빌 호러’였다. 예전 영화였지만 낮에 봐도 충분히 무서웠다. 그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가해서 새로 만든 것이 지금 감상문을 쓸 이 작품이다. 인터넷에 영화 제목을 검색해보면, 실제로 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느니 사실은 영화 홍보용 거짓말이었다느니 루머가 참으로 많다. 뭐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덧붙여서 얼마 전에 '퍼틀 그라운드'를 보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빈 것 같아서, 다시 귀신이 나오는 집의 대명사격인 이 영화를 보고 싶기도 했다.

 

  영화는 총을 들고 갑자기 식구들을 한명씩 쏴 죽이는 청년으로 시작한다. ‘오빠, 왜 그래?’라는 예쁜 여동생의 눈망울도 무시하고 ‘타앙!’

 

  그리고 일 년 후. 한 가족이 집을 보러 온다. 그런데 그 때 부동산 업자는 뭔가 이상한 걸 알았지만 숨긴다. 이사한 첫날부터, 가족들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점점 추워지는 집. 매일 똑같은 시간에 들리는 이상한 소리와 환상들. 설상가상으로 지하실에서 작업을 하던 새 아빠는 조금씩 사람이 달라지고, 아이들의 눈에 낯선 존재들이 보이는데…….

 

  아, 어린이가 나오는 귀신 영화는 다 조마조마하다. 아직 어려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잘 구별하지 못하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어서 그럴 것이다. 자신을 보호할 줄 모르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니까.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악령의 습격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다면, 게다가 어른들은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그건 진짜 슬프고 무서운 일이다.

 

  영화는 아주 야금야금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면서 사람을 긴장시킨다. 냉장고의 알파벳 자석이 이상한 글자를 만든다던가,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뭔가 있다던가, 이상한 꿈을 꾸고 환각을 보는 등등.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평온한 장면이 나와도, ‘이러다가 뭔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에 숨을 죽이고 있게 한다. 심지어 신부님이 집에 축도를 드리는 장면도 무시무시했다. 성직자가 겁을 먹고 도망칠 정도로 무서운 뭔가가 숨어있는 집이라니…….

 

  새 아빠가 보는 환상은 너무도 끔찍했고, 서서히 잔인하게 변해가는 그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아이들에게 어떤 짓을 할 지 모르니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부모에게 좌절을 느끼고, 변해가는 그들의 모습에 겁을 먹는다.

 

  단란했던 가정이 의심하고 눈치를 보고 의심하는 관계로 변해가는 것이 안타까웠다. 어쩌면 그 자체가 공포일지도 모른다. 보호받고 편안해야 할 집이 도망치고 싶은 무서운 곳이 된다면, 그건 이 세상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다는 말이 될 테니까.

 

  영화의 결론은 이거다. 집을 살 때, 잘 알아보고 사자. 싸다고 무조건 계약하면 큰일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조상님의 말씀은 진리다. 그리고 종교를 믿는 건 좋지만, 그걸 남에게 억지로 강요하거나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는다고 괴롭히지 말자. 죽이는 건 더더욱 안 된다.

 

  몰랐는데 다시 보니 새로 이사 온 가족의 어린 딸이 클로이 모레츠였다. 아, 귀신과 친구 먹었던 소녀는 커서 지구를 지키는 용사가 되는 거구나!

  거기에 악령의 습격을 받았던 베이비시터는 미국 드라마 ‘크리미날 마인드’에서도 나왔고, 최근에 스펠링이 어려운 ‘Continuum’의 주연을 맡은 배우였다. 그러면 역시 악령의 습격을 받았던 청소년은 범죄자와 싸우고 시간 여행자가 되어 지구를 지키게 된다는 말인가?

 

 문득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