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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틀 그라운드
아담 지에라쉬 감독, 레이샤 헤일리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원제 - Fertile Ground
감독 - 아담 기에라스크
출연 - 게일 해롤드, 레이샤 하일리, 첼시 로스, 제이미 바스만
애프터 다크 호러 페스트 출품작
이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오텁시 Autopsy’라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아, 정확한 내용은 잘 기억안나지만 딱 한 장면. 병원에 있던 미친놈이 우연히 들른 대학생의 장기를 주렁주렁 마치 나뭇가지가 울창하게 퍼진 것처럼 병실 가득 걸어놓은 장면만 생각난다. 그것도 산 채로.
이 영화는 그렇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상황을 생각하면 좀 섬뜩하긴 하다. 어쩌면 내가 여자라서,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 그것도 특히 임산부나 어린 소녀가 나오는 영화에 더 무서움을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임신을 해본 적은 없지만, 어쩌면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친구들을 불러서 임신 축하 파티를 하던 중, 에밀리는 유산을 하고 만다. 다시는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말과 유산의 우울증이 겹친 그녀. 남편 네이트는 그런 그녀를 위해 시골의 어느 집으로 이사를 한다. 화가인 남편의 작업실은 별채에 만들고, 적응을 하던 그녀. 하지만 지하실에서 그 집의 원래 주인에 관한 물건을 발견하면서, 점차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전 주인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나 임신 시기가 자신들과 비슷하고, 남편과 죽은 주인의 얼굴이 너무도 비슷한 것이다. 문제는 전 주인은 남편의 손에 아내가 살해당했다는 것. 그와 동시에 그녀는 환청과 환각에 시달린다. 급기야 집에서 해골까지 발견되면서, 그녀의 불안감은 극도에 달한다.
음, 처음 보는 영화에서 익숙한 예전 영화의 향기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 새로 이사한 집에 뭔가가 있어서 영향을 받는 소재는 흔하다. 제일 유명한 게 아마 영화‘아미티빌 호러’일 것이다. 이후 비슷한 설정의 영화가 많이 나왔고 말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거기에 한 가지 더 첨부시켰다. 바로 가족력이다. 대대로 자살이나 살인 실종같은 비극적인 과거를 가진 집안. 그리고 그 가문의 후예가 살인을 저지른 조상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은 그냥 우연일까? 아니면 조상이 살인자면 후손도 당연히 그 길을 걷는 걸까? 이건 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살인자라고 해서 자식까지 그러라는 법은 없으니까.
가문과 집의 저주가 뒤엉키면서 영화는 나름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려고 했다. 하지만 부족했다. 그것도 음료수 이름처럼 2%가 아니라 한 200% 정도? 흔하지만 나름 매력적인 저 두 가지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느슨하고 맥 빠지는 영화를 만들다니, 아쉽기만 했다.
중간 중간에 영화의 챕터처럼 소제목이 나오는데, 사실 그 부분이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발단 전개 절정 결말이라고 아예 대놓고 광고를 하는 영화라니. 이건 마치 이제 놀랄 준비하라고 말하는 것과 흡사했다. 이건 공포 영화인데 말이다! 공포 영화는 마치 남자가 여자를 유혹할 때 천천히 에로틱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식당에서 침대로 리드하는 것과 비슷하다. 초반에는 평온하다가 서서히 조여 오는 오싹함으로 분위기를 잡으면서, 중간에 두어 번 리드미컬하게 놀라움을 주고 결정적 한 방의 충격을 줘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그걸 대놓고 알려주다니……. 실망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미티빌 호러’를 다시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