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에이리언 - [할인행사]
아벨 페라라 감독, 테리 키니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Body Snatchers

  감독 - 아벨 페라라

  출연 - 가브리엘 앤워, 테리 키니, 빌리 워스, 크리스틴 엘리스, R. 포레스트 휘태커

 

 

  지난번에 ‘외계의 침입자’를 본 김에, 똑같은 잭 피니의 원작 소설을 약간 다르게 해석한 이번 영화도 만나보기로 했다. 전작이 1975년 도시가 배경이라면, 이번에는 1993년의 군부대가 배경이다.

 

 

  예전에 동생과 어릴 적에 비디오로 본 기억이 난다. 둘이 덜덜덜 떨면서, 집에 있던 화초를 의심스런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언젠가는 군대를 가야하는 대한민국의 청소년이었던 동생은 애써 저건 미국이라고 위안을 했고 말이다.

 

 

  75년 작이 도시의 차가움을 느끼게 하듯이 전반적으로 푸른색이었다면, 이 영화는 붉은 계통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면서 검은색으로 연결되는. 특히 노을 지는 지평선을 배경으로 총을 든 군인들의 실루엣이 인상적이었다.

 

 

  마티의 아버지는 환경보호국의 군 조사관이다. 덕분에 그녀는 새엄마와 동생과 함께 어느 부대에서 여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부대에 도착하기 전, 휴게소 화장실에서 어떤 군복을 입은 남자가 ‘잠들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 사라진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부대 내의 생활.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곳에서 엄청난 일이 벌이지고 있는데…….

 

 

  소설도 읽고, 다른 영화도 이미 보고 접했더니 여러 가지 숨겨진 힌트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사소하지만 섬뜩하고 무서운 복선과 암시들.

 

 

  마티의 어린 남동생이 유치원에 간 첫날. 그 애만 빼고 다른 아이들은 모두 똑같은 그림을 그렸다. 붉은 색으로 범벅이 된, 기생충들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은 그림. 섬뜩했다. 선생님이 그 그림들을 보면서 ‘좋았어.’라고 칭찬을 하다가, 유일하게 다른 그림을 보고 애를 노려보는 장면도 무서웠다. 그리고 꼬마가 집에 와서 하는 말.

 

 

  “자꾸 나보고 자라고 해.”

 

 

  이번 영화는 인간 복제가 이루어지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잠이 들면 커다란 식물 꼬투리에서 촉수인지 가느다란 줄기가 뻗어 나와 사람을 감싸고, 그의 생체 정보를 빼내간다. 그러면 꼬투리에서 그 사람과 똑같은 복제 인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모든 것을 빼앗긴 인간은 쪼그라들고. 으아, 보면서 끔찍했다. 특히 중간에 대상자가 깨어나면 복제가 불완전하게 되는데, 그 모습이 또 무척이나 흉측했다.

 

 

  게다가 미라처럼 바스러진 원래 인간을 빗자루로 쓸어 담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인간은 ‘재에서 태어나 재로 돌아간다.’는, 어디선가 들은 문장이 생각났다. 음, 정확한 내용은 생각이 안 나지만 대충 저런 말이었다. 그런데 설마 감독이 그런 의미로 영화 장면을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겠지?

 

 

  주인공이 사태를 파악했을 때 이미 부대는 거의 장악된 상태. ‘어디로 도망갈 수 있냐’고 묻던 복제 인간들의 질문이 소름끼치게 다가왔다. 군부대라는 폐쇄적인 공간. 그곳에서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들에게 먹힐 수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

 

 

  저항에 저항을 해보다가 안 되면 뭘 할 수 있을까? 자살을 선택한 한 장교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전부였던 그 사회가 무너져버렸으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제일 믿었던 친구마저 그들과 한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가 뒤통수를 때렸을 때 어떤 기분일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런데 소설은 나름 해피엔딩이었는데, 영화들은 다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희망을 달라고 쫌!!! 살아갈 희망을 내놓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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