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령
고석진 감독, 이형석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감독 - 고석진

  출연 - 한은정,이형석,효민

 

  작년에 본 영화중에 제일 무서웠던 작품이다. 극장엔 관람객들이 열 명 남짓 되어서, 편하게 무서움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주연 배우가 연기를 제일 잘 한 영화였다. 여기서 주연 배우는 한은정씨와 아역배우 이형석군이다. 특히 아역 배우의 연기는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그러면서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 영화 19세 관람불가인데, 저 배우는 자기가 연기한 영화를 봤을까? 어차피 대본이나 그런 건 찍으면서 다 봤을 텐데? 궁금하다.

 

  남편의 형 부부가 갑자기 살해당하는 바람에, 그 집의 유일한 생존자인 조카를 돌보기 위해 이사를 한 주인공 가족. 집은 크고 정원도 근사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을 끄는 것은, 정원 구석에 있는 이상한 작은 건물 하나. 형님의 어머니, 그러니까 조카의 외할머니가 무당이셨는데 거기엔 그 분이 쓰시던 물건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이사한 이후부터 이상한 꿈에 시달리는 주인공과 그녀의 여동생. 부모를 잃은 충격 때문인지 조카는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섬뜩한 눈빛을 번득인다. 그리고 그 집에서 있었던 무서운 일이 서서히 밝혀지는데…….

 

  영화는 상당히 잔인했다. 부부가 죽는 장면이나 폐허가 된 건물에 버려진 사람들의 상태라든지, 피로 뒤범벅이 된 욕실 장면 등등. 물론 형 부부가 저지른 일이 제일 끔찍하긴 했다. 너무도 잔인했고 말이다.

 

  그런데 영화는 딱 거기까지였다.

 

  그냥 도망치고 죽이고 썰고 자르고 찌르고 사지 절단하는 영화가 아닌 이상, 미스터리 요소를 도입한 공포 영화라면 서서히 밝혀지는 비밀이 있어야 한다. 그걸 파헤치면서 느끼는 공포가 잔인한 장면들과 연관되면서 무서움을 느끼게 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썰고 자르고 죽이는 잔인한 장면 따로, 공포의 근원이 되는 사건 따로.

 

  왜냐하면 식상한 전개와 스포일러를 하는 포스터 때문이다.

 

  ‘가족 상속 괴담’이라는 대만 영화가 있다. 원하던 것은 다르지만, 그걸 위해서 누군가를 희생시켰다는 점에서 비슷했다. 그리고 집을 물려받았다는 것도. 그리고 희생된 그 존재가 보복을 하는 것까지. 그러니 대충 보면, 아 이거구나라고 알 수 있었다. 물론 100% 새로운 것은 없으니,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제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포스터였다. 그것을 보면 커다란 항아리가 나오고, 거기에 한 남자아이가 숨어있다. 그리고 ‘나도 같이 살면 안 돼요?’라는 카피.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그 창고에서 항아리가 나오고 꿈에 자꾸 어린 아이가 나온다면 대충 때려 맞출 수 있다.

 

  그러다보니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 슬슬 이야기 전개가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물론 막판까지 아슬아슬하니 줄을 타는 느낌을 주는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다. 진짜, 아역 배우의 연기는 요즘 유행어로 甲이었다. 그 배우 덕분에 영화가 긴장감 있게 끝까지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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