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도 살인사건 (2disc)
박솔미 외, 김한민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감독 - 김한민

  출연 - 박해일, 박솔미, 성지루

 

  ‘3일 사이에 섬사람들 17명이 몽땅 사라졌다!’는 카피를 보는 순간 마리 셀레스트 호 사건이 떠올랐다. 그리고 ‘범인이 이 중에 있다.’라는 문구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이 연상되었고 말이다.

 

  평온하기만 한 섬 극락도. 사람들도 그렇고 경치도 모두가 좋기만 한 곳이다. 이 마을의 고령자인 김 노인의 팔순 잔치가 벌어지던 날. 두 사람이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 살인! 외부로 나간 배도, 들어온 배도, 외부로 나가고 들어올 길도 없는 섬. 범인은 마을 사람 중에 있다! 순박하게 서로 믿고 살던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의심이라는 것이 피어나면서, 사건은 꼬이기 시작하고 시체가 점점 늘어나는데, 과연 누가 범인일까?

 

  좋은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를 구별하는 나만의 기준 중 하나는 상영 시간이다. 상영시간이 길지만 전혀 그런 느낌을 받는 영화가 있고, 긴 상영 시간 내내 ‘언제 끝나.’라는 중얼거림이 나오는 영화도 있다. 물론 상영 시간이 짧지만 지루한 영화도 있지만, 그건 패스. 전자는 ‘나이스! 좋았어!’라는 외침이 나오는 영화이고, 후자는 ‘후우…….’하고 한숨만 쉬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전자도 중간도 아닌 중간이었다. 112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짧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영화 초중반까지는 길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긴박하게 사건이 진행되었다. 막판에 가서 다소 힘이 빠진 느낌이 들었지만 말이다. 특히 쪽지가 발견된 이후, 너무 그것에 연연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요즘 아역 배우들은 참 연기를 잘한다. 영화 ‘할로윈 2007’의 아이도 그랬지만, 여기에 나온 두 소년소녀도 참으로 천역덕스럽게 사투리를 구사하며 연기를 잘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나오는 곱상한 외모로 국어책도 잘 못 읽는 배우들보다, 이 두 아이들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 배우들도 연기를 잘 했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진행을 좀 더 압축하고, 조금만 더 빨리 진행시켜서 시간을 줄였으면 훨씬 좋았을 텐더라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왜냐하면 스릴러라는 장르가 너무 몰아치면 관객이 피곤하고, 너무 느슨하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사람들이 숨을 몰아쉬면서 머리를 굴릴 시간도 줘야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늘어지면 긴장감이 탁 풀려서 지루해질 위험이 있으니까. 그래서 스릴러 영화 잘 만드는 감독이나, 스릴러 소설 잘 쓰는 작가들 보면 부러워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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