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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 2 : 딥 레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가브리엘 라비아 외 출연 / 무비스톤 / 2011년 6월
평점 :
원제 - Profondo Rosso, Deep Red
감독 - 다리오 아르젠토
출연 - 데이빗 헤밍스, 다리아 니콜로디
DVD 표지는 ‘서스페리아 2 : 딥 레드’라고 쓰여 있는데, 알고 보니 아무 상관이 없는 영화였다. 감독이 똑같을 뿐. 아무래도 서스페리아가 히트 치니까, 수입하는 곳에서 팔아먹으려고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 같다.
사실 서스페리아 시리즈는 따로 있다. 2편이 서스페리아(Suspiria), 2편이 인페르노(Inferno), 그리고 3편이 눈물의 마녀(La Terza madre).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다 보고 싶다.
이 영화는 앞에서 이미 작성한 영화 ‘수정 깃털의 새’를 연상시켰다. 우연히 살인을 목격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는 것도 비슷하고, 그가 외국인으로 로마에서 지내는 음악가라는 것도 흡사했다. 거기다 그가 살인 현장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뭔가가 중요한 힌트가 되고, 범인을 찾아나서는 것까지. 마지막으로 그를 도와주는 여자가 꼭 있다는 것도.
아마도 ‘수정 깃털의 새’를 좀 더 변형 발전시킨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가 처음 만든 뭔가에 강한 애착을 느끼기 마련이니까. 그것을 보완하고 잘 다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한 영매가 강연회에서 살인자의 생각을 읽어낸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고, 살인자는 그녀를 죽이려한다. 공교롭게도 그녀가 공격당하는 장면을 영국인 재즈 피아니스트 마크가 보게 된다. 그는 기자인 지나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두 남녀는 범인을 쫓고, 범인은 증거 인멸을 꾀하고.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다. 검은 장갑을 낀 손, 검붉은 배경과 대조되는 건물 대리석의 하얀색. 붉은 피. 기괴하게 비틀린 인형들. 날카로운 유리 조각과 번득이는 칼날.
그리고 예민하고 자극적으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와 누군가 아주 작게 귓가를 간질이는 은밀한 속삭임. 동요가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들릴 수 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영상과 음향이 보는 이를 영화에 빠져들게 한다. 강렬한 색감이 반복적이면서 자극적인 멜로디와 함께 말이다.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지도 모른다. 유리 조각이 박힌 목과 엘리베이터에 끼인 목걸이 때문에 죽어나가던 여자들을 말이다.
그리고 어릴 때 기억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평생 가는 트라우마를 아이들에게 남기지 말아야한다. 그게 그 아이를 위한 길이기도 하고, 타인을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