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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바스터즈 1
소니픽쳐스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감독 - 이반 라이트만
출연 -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롤드 래미스, 닉 모라니스, 시고니 위버
어렸을 적에, 사촌 언니가 보여줬던 영화이다. 그러고 보니 이 언니, 나한테 영화를 꽤 많이 보여줬다. 에이리언 4편도 이 언니가 보여줬고. 언니, 고마워요.
극장에서 보기 전에, 귀신 나오는 영화라고 해서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무서우면 어떡하지? 하지만 그건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무섭기는커녕, 계속 웃다가 나왔다.
초능력과 유령에 대해 연구하는 세 명의 괴짜 교수들,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롤드 래미스. 어느 날, 뉴욕 도서관에 유령이 나타난 것을 잡으려다가 실패한다. 덕분에 대학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그들. 하지만 굴하지 않고 귀신 잡는 회사를 설립한다. 부활하려는 강한 고대의 악마 덕분에 회사는 대성황이다.
한편 시고니 위버의 아파트에 연달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아무도 없는데 TV가 켜진다던가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는 등. 알고 보니 그녀의 아파트가 바로 악마가 부활하려는 바로 그곳!
아아, 귀신들이 너무나 개성적이고 귀여웠다! 게걸스럽게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귀신.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해준 만화에서는 ‘먹깨비’라고 나왔다. 뉴욕의 핫도그를 다 먹어치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먹는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귀신이 현실의 음식을 먹는 게?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온 악령은 모 타이어 회사 캐릭터를 닮았지만, 백배는 더 귀여웠다. 앙증맞은 세일러 복장에 죽 잡아당기고 싶을 정도로 통통한 볼. 입가엔 귀여운 미소까지.
지구를 멸망시키는 존재라면 으스스하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외모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반전이었다. 그가 벽을 타고 건물로 올라오는 장면은 어쩐지 영화 ‘킹콩’을 떠올리게 했다. 손에 여자는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악마들은 어째서 조력자 내지는 조수를 덜 떨어진 사람으로만 고르는 걸까? 하긴 그러니까 코미디 영화겠지. 악령에 빙의된 닉 모라니스의 연기가 웃기기만 했다. 역시 악령이 들어간 시고니 위버는 섹시했고.
어딜 가나 꽉 막힌 답답하고 화나게 하는 관료들은 있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랬다. 뭐 그들 나름의 원칙이 있어서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열 받는 존재이다. 그래서 사건은 더 복잡하게 꼬여버린다. 덕분에 악마가 부활할 모든 조선이 완벽하게 갖춰지는 것이고.
귀신 영화지만, 무섭지 않고 시종일관 유쾌했다. 주제가도 흥겨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