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명탐정이 되고 싶어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작가 - 히가시가와 도쿠야



  어쩐지 요즘 들어 자주 접하게 되는 작가이다. 이거 나도 애인님처럼 한 작가 중심으로 파고드는 성격이 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


  ‘밀실을 향해 쏴라’에 나왔던 우카이 탐정과 조수 류헤이만 등장한다. 스나가와 경보와 시키 형사가 안 나와서 조금 섭섭했다. 네 명이 같이 나올 때 진짜 재미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두 명이 빠진 만큼 다른 부분에서 보충을 해준다. 그래서 사실 두 번째 단편을 읽을 때부터, 경찰관들은 생각이 나지도 않았다. 그만큼 이 책은 다섯 개의 단편이 제각각의 맛과 향을 풍부하게 내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아무렇지 않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풍자들은 킬킬거리면서 읽게 만든다. 거기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말이다.


  그렇지만 이 글이 마냥 웃긴 건 아니다. 사건은 아주 심각하다. 가족끼리 서로 죽이고 달리는 트럭 안에서 피범벅이 된 시체가 나오고, 휠체어를 탄 노인이 절벽에서 살해되는 등 사건 자체만 두고 보면 잔인하다. 피가 철철 흐른다. 표현이 안 나와서 그렇지.


  이 책은 다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졌다.


  후지에다 저택의 완전한 밀실

  시속 40킬로미터의 밀실

  일곱 개의 맥주 상자

  참새 숲의 이상한 밤

  보석 도둑과 엄마의 슬픔


  ‘후지에다 저택의 완전한 밀실’은 작가는 기억 안 나지만, 단편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가 떠오르는 편이었다. 밀실 완전 범죄를 꿈꾸던 범인이 사소한 실수로 발각이 되는 과정이 비슷해서인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시속 40킬로미터의 밀실’은 달리는 차 안에서 살해당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너무 억지스러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해결이었다.


  ‘일곱 개의 맥주 상자’는 별 거 아닌 것 같이 보이는 빈 맥주 상자 도난과 접촉 사고를 연관시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참새 숲의 이상한 밤’은 상황이 참으로 말도 안 되게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편이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우연과 오해가 겹쳐서 무시무시한 살인이라는 결과가 나오다니. 삶이란 참으로 무시무시한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보석 도둑과 엄마의 슬픔’을 읽다가 진짜 한참을 웃었다. 아, 이런 기발한! 독자를 이렇게 함정에 빠트려도 되는 건가? 어쩜 이렇게 재기발랄할 수가! 감탄을 하고 고개를 저으면서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올해 들어 읽은 추리 단편 중에 최고였다.


  진짜 이 책은 다섯 번째 단편 때문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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