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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더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4 ㅣ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4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원제 - BODY DOUBLE
작가 - 테스 게리첸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네 번째
이번 편도 어찌 보면 아일스 박사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편에서 결혼을 한 리졸리 형사는 임신 8개월의 만삭의 배를 하고, 열심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글을 읽다보니, 혹시나 하는 다소 억지스러운 생각이 떠올랐다. 어쩌면 작가는 리졸리 형사의 상황에 따라서 사건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외과의사’에서 그녀는 직장과 가족들에게서 인정을 받고 싶어 했다. 그 당시 범인 역시 파트너를 잃고, 혼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인정받고자 살인을 저질렀다.
‘견습의사’에서는 두 명의 희대의 살인마가 서로 교감하면서 힘을 합친다. 이 때 그녀는 혼자서 사회를 살아간다는 게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누군가 자기 옆에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파견의사’에서는 수녀원에서 벌어진 사건을 통해, 가정과 남녀사이에 대해서 그녀가 고민하게 했다. 결국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말이다.
이번 편에서 그녀는 임산부이다. 그리고 이번에 벌어지는 사건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가 등장한다.
책은 생매장당하는 열네 살 소녀 앨리스와 그녀를 묻어버리는 같은 반 친구 엘리자로 시작한다. 단지 부패하는 과정을 보고 싶다는 이유로 그는 그녀를 구덩이에 밀어 넣는다.
그리고 챕터가 바뀌면서, 아일스 박사와 똑같이 생긴 여자가 살해당한다. 다들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도 똑같다. DNA 결과 둘은 쌍둥이라는 게 밝혀진다. 자신의 친부모가 누구인지 궁금했던 아일스 박사는 자신의 쌍둥이 자매의 과거 행적을 파헤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놀라운 출생의 비밀과 집안의 추악한 과거를 알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인간은 진짜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아낌없이 할 수 있는 종족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물론 소설을 현실로 보는 내 시선이 문제가 있기는 하다. 소설은 소설이고, 현실은 현실이라고 하니까. 하지만 책에서 나온 범죄자가 현실에 존재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세계는 넓고 미친 연놈은 많으니까.
이 글은 두 타입의 어머니를 보여준다.
아기를 위해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는 매티 피버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까지 팔아먹는 아말테아.
매티는 아기와 자신을 위해 남편에게 당당했고, 아말테아는 자신을 위해 남자에게 굴복하고 말았다.
어쩌면 인간이란 이렇게 추악할 수 있을까라고 한숨을 내쉬었고,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아일스 박사에게 언제쯤 꽃피는 봄이 올지 궁금하다. 리졸리 형사도 결혼했는데, 이제 그녀도 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