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로즈메리는 아직도 신혼의 염장 포스를 마구마구 뿌려대는 새댁이다. 그 염장질의 포스는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여간 그녀는 꽤 이름이 난 멋진 아파트를 구입할 기회가 생겼다. 빅토리아 왕조 풍의 고급스런 그런 아파트 말이다. 게다가 연극을 하는 신랑은 이제 막 무명티를 벗으려고 하고, 아파트 주민들은 모두가 다 친절하고 좋기만 하다. 물론 예전에 그 아파트엔 악마주의자가 살았는데 집 앞에서 살해당했다거나, 자살자가 좀 있다거나 그런 문제는 있었지만 모든 것은 평화롭고 좋기만 하다. 거기다가 아기도 가졌고 말이다!

  전반부까지 읽어보면 몇 부분 빼고는 그냥 평범한 신혼 부부의 일상을 그린 이야기 같기만 하다.


  하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분위기는 급전된다. 과도하게 그들 부부의 일에 간섭하는 옆 집의 노부부도 그렇고, 그들의 말이라면 껌벅 죽는 남편도 이상하다. 거기다가 그녀에게 무엇인가 경고를 해주려던  아저씨는 원인불명의 병에 걸려서 생사를 헤매고 말이다. 그리고 가끔씩 꾸는 악몽 - 이상한 의식을 치르는 내용의 꿈 - 은 가뜩이나 불안정한 그녀를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든다. 해치 아저씨가 그녀에게 주려던 책을 보던 로즈메리는 불현듯 자신과 뱃 속의 아기를 둘러싼 음모를 알아차리게 된다.

  과연 이 모든 것은 그녀의 생각대로 끔찍한 현실인 것인지, 아니면 의사의 말 대로 임신 우울증에 걸린 그녀의 망상인지 모든 것이 다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베일을 벗는 진실은....

  아이라 레빈. 다작을 하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죽음의 키스], [로즈메리 베이비],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그리고 [스탭포드 와이프] 정도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길게는 10년에 한 권 빠르면 5~6년에 한 권 정도씩 내놓는 그의 작품들은 거의 다 영화화되기도 했다. 그것도 그냥 그렇고 그런 영화가 아닌, 당대의 유명한 감독과 배우가 만들 정도였으니 그 인기는 짐작이 갈만하다.

  ※ [스탭포드 와이프]만 소설로 읽지 못한 슬픈 사연이 ㅠㅠㅠ

  하여간 이 소설은 출판되고 나서 엄청난 관심을 끌게 되었다. 악마주의라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이 외딴 시골의 으시시한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대도시 맨하튼의 중상류층 아파트에서 버젓이 행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거기다가 이 소설을 영화화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일어난 불행한 사고 때문에 더 유명해진 작품이다. 그 유명한 범죄자 찰스 맨슨이 로만 폴란스키의 부인 - 임신 중이었던 - 을 죽이고는 악마주의 영화를 만든 그를 탓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물론 그것이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고 하지만, 그런 소문이 돌았었다. (우리나라 출시 제목은 ''악마의 씨''로 되어 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 미아 패로 주연. 이 사람들은 이 영화로 그 해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았다.)

  그냥 스치듯 지나간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나중에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의 그 충격이란... 서서히 죄어오는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 지 절실하게 느낀 책이었다. 시체는 한 구 밖에 안 나와도, 괴물이나 연쇄 살인마가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오싹했다.

  어쩌면 너무도 평범한 우리 이웃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한 일이기 때문은 아닐까?

  교훈 : 이사 갈 때는 잘 알아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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