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Caveat, 2020
감독 - 다미안 맥카시
출연 - 벤 캐플란, 조너선 프렌치, 레일라 사익스
‘아이작’은 사고로 단편적인 기억을 잃은 상태다. 그런 그의 앞에 친구라는 ‘바렛’이 나타나 자신을 도와달라 말한다. 외딴 섬에 홀로 있는 자신의 조카 ‘올가’를 며칠만 봐달라는 것이다. 엄마의 실종과 아빠의 자살로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올가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있었다. 바렛은 그녀가 타인이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며, 몇 가지 조건을 말한다. 첫 번째는 이동을 제한하는 사슬이 달린 가죽조끼를 입고 있을 것이고, 두 번째는 올가의 방에 들어가지 말 것 마지막으로 허락 없이 집을 떠나지 말 것이다. 올가는 석궁을 들고 집을 돌아다니고, 아이작은 기이한 환영을 보는 가운데, 잃어버렸던 기억을 떠올리는데…….
간략한 내용을 보면, 꽤 흥미있는 부분이 많다. 왜 올가는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사람들을 믿지 않을까? 왜 바렛은 하필이면 아이작에게 올가를 봐달라고 부탁했을까? 올가의 엄마는 어디로 갔고, 아빠는 왜 지하실에서 자살했을까? 그리고 아이작은 왜 기억을 잃었을까?
영화는 저런 의문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갔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의혹을 보여줬다. 예를 들면, 누가 올가의 아빠를 지하실에 가뒀을까? 그리고 지하실엔 뭐가 있는 걸까?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셋뿐이다. 올가는 다른 사람과 말을 잘 안 하는 설정이기에 대사가 그리 많지 않았고, 바렛은 그나마 말이 많은 것 같지만 간간이 등장한다. 아이작이 제일 많이 나오지만 대화할 사람이 별로 없기에 혼자 행동을 보여주는 게 많다. 그나마 바렛이 나와야 말이 많아진다. 즉, 이 작품에서는 대사보다는 행동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건 영화가 어떻게 보면 상당히 조용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 이 영화, 설정에 비하면 상당히 잔잔하다. 다른 말로 하면 졸립다는 말이고, 또 다른 표현으로는 지루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극적 긴장감을 준다거나 어떡하냐면서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후반에 두 부분 정도? 하지만 초중반의 잔잔함을 이겨낼 정도는 아니었다.
그나저나 여기에도 기괴하게 생긴 인형이 등장한다. 왜 저런 인형을 사서 집에 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외형이었다. 공포 영화를 보면서 밥을 먹는 것은 무리없지만, 그런 기괴한 인형을 옆에 두고 잘 엄두는 나지 않는다.
대사보다 배경음악이 더 잘 들렸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