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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접속금지
롭 새비지 감독, 헤일리 비숍 외 출연 / 아라미디어 / 2021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Host, 2020
감독 - 롭 새비지
출연 - 헤일리 비숍, 젬마 무어, 엠마 루이즈 웹, 래디나 드란도바
코로나 때문에 ‘헤일리’와 친구들은 ‘줌 ZOOM’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대화한다. 어느 날, 헤일리는 ‘실란’이라는 영매사를 초대해, 컴퓨터를 이용한 랜선 교령회를 열기로 한다. 모두가 집중하던 순간, ‘젬마’가 뭔가를 느꼈다며 불안해한다. 그리고 실란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젬마는 모든 것이 장난이었다며 고백한다. 이에 모두가 긴장을 풀지만, 그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친구들과 줌으로 화상 통화를 하고, 친구가 기침만 해도 괜찮냐고 걱정하는 부분은 요즘 같은 시국을 잘 반영한 것 같다. 그 부분은 신선했다.
그 외의 설정들이나 흐름은,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그 다른 작품이 뭐냐면, ‘위자 Ouija, 2014’라든지 ‘위시 어폰 Wish Upon, 2017’처럼 귀신을 불러내는 게임에서 장난을 치다가 진짜 귀신에게 혼쭐이 나는 설정을 가진 영화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줌이라는 컴퓨터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대화가 이루어지기에 ‘언프렌디드: 친구삭제 Unfriended, 2014’와 비슷한 설정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아, 랜선을 오가는 귀신이라 하니까, 예전 작품인 ‘피어닷컴 FearDotCom, 2002’이나 ‘링 The Ring, 2002’이 떠오른다.
하여간 위에 예시로 든 작품을 봤다면,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짐작에서 별로 어긋나지 않게 진행되었다. 그 부분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이 작품은 위에 언급한 참신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위에서 말한 비슷한 유의 영화들이 보여줬던 문제점 역시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화상 채팅을 하다가 장소를 이동할 때도 계속해서 보여주는 과정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핸드폰으로 채팅을 했던 사람이라면 이동할 때 핸드폰을 들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노트북으로 화상 채팅했던 사람이 계속해서 화면을 보여준다면, 노트북을 들고 다닌다는 건가? 친구가 옆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노트북으로 그 영상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줄 정신이 있다는 건가? 다른 작품들에서 죽을 때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는 것도 어색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노트북을……. 뭐, 조선 시대의 사관들이 환생했다고 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역시 억지스럽겠지?
그나저나 제일 의아한 점은 이거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죽어가는 걸 보면서도, 왜 아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