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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Wretched, 2019
감독 - 브렛 피어스, 드류 T. 피어스
출연 - 존-폴 하워드, 파이퍼 쿠르다, 자라 말러, 케빈 비글리
방학을 맞아 ‘벤’은 아버지 집을 방문한다. 그런데 아빠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벤은 선착장에서 알바를 하다가 알게 된 ‘말로리’와 친하게 지낸다. 한편 옆집에 사는 부부가 사슴을 잡아 온 날 밤, 벤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뭔지 확인하지 못한 그는 옆집 꼬마 ‘딜런’에게 수상한 게 보이면 알려달라고 신신당부한다. 그런데 어느 날, 요람에서 자는 딜런의 아기 동생에게 수상한 그림자가 다가오더니. 감쪽같이 사라지고 마는데…….
영화를 보다가 ‘바바 야가: 숲의 악령 Baba Yaga: Terror of the Dark Forest, 2020’가 떠올랐다. 자식이 사라졌는데, 부모는 그런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점은, 그 작품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하는데 여기는 거의 40분쯤이 되어야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벤이 옆집을 망원경으로 감시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역시 비슷한 설정의 다른 작품들이 떠올랐다. 또 다른 장면은, 아! 이것까지 말하면 너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으니 패스. 마지막으로 후반에 깜짝 놀랄 설정을 하나 보여주는데, 순간적으로 ‘어?’하고 놀랐다. 다시 앞으로 돌려봐야 하나 고민의 시간을 주기도 했다.
하여간 이 작품의 가장 중심이 되는 설정은, 서양의 민담인 ‘바꿔치기한 아이 changeling’이다. 음, 원래는 요정이 예쁜 인간 아이를 데려가고 못생긴 요정 아이를 대신 놓고 간다는 건데, 여기서는 대신 놓고 가는 건 나무줄기 같은 것이었다. 그나저나 못생기면 다른 종족에게 버려져도 된다는 거냐? 이놈의 몹쓸 외모 지상주의 같으니라고! 그러니까 요정족은 잘생기고 예쁘다는 인간의 편견을 지키기 위해 못생긴 동족을 희생시킨다는 거지? 그렇다고 인간 아이를 잘 기르는 것도 아니라며! 제물로 바친다며! 이건 전적으로 요정족이 잘못한 거다.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벤은 그 이상한 존재가 아이들을 노린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하지만 이미 그 존재의 마수는 가까운 곳까지 뻗어있었고, 마을의 아이들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물론 사람들은 그런 아이가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말이다. 결국, 유일하게 아이들을 기억하는 존재가 된 벤이 위협을 받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사실 벤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른 척하고 엄마에게로 돌아가도 된다. 어차피 방학 때만 오는 것이니까. 하지만 벤은 그러지 않았다. 옆집 꼬맹이고 친구 동생이니까,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멍청한 아빠는 그런 아들의 마음도 모르고, 자기 여자친구를 꺼린다고 혼이나 내고, 어휴…….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머리 쓸 필요도 없고 그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