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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라티네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작품으로 2020년 1월 12일부터 8월 4일까지, 265화로 본편이 완결되었다. 그리고 외전이 2021년 1월 29일부터 2월 12일에 23화로 일차 마무리가 되었다가, 웹툰 연재가 시작하면서 8월 15일부터 연재가 재개되었다. 짧은 시간에 꽤 많은 분량이 연재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제국에 단 둘뿐인 공작 중 한 명인, 북부를 다스리는 ‘펠리오 보레오티’는 어느 날 아이를 입양하기로 한다. 다소 충동적인 그의 결정은, 가족 하나 없이 혼자 있는 그에게 유일하게 잔소리를 할 수 있는 친우의 자식 자랑때문이었다. 우연히 들른 보육원에서, 펠리오는 꽤나 당찬 일곱 살짜리 꼬마를 만난다. 보레오티 공작가에만 전해오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 그리고 가문의 이능을 가진 아이에게 ‘레오니에’라는 이름을 준 그는, 그때부터 딸자식을 키우느라 생고생을 하게 되는데…….
레오니에는 지구에서 살던 전생을 기억하는 아이로, 자신이 즐겨 읽던 소설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문제는 소설이 시작되려면 아직도 멀었고 원작에서 보레오티 공작에게는 딸이 없었다는 것인데…….
위의 간추림만 보면, 여주 빙의물에 육아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기본 설정은 그렇다. 하지만 이 소설, 귀여운 딸자식의 애교를 보면서 주위 사람들이 사라르 녹아버리고 부둥부둥해주는 그런 말랑말랑한 육아물은 아니다.
우선 레오니에는, 근육 변태다. 겉은 일곱 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기에, 전생이 어떠했는지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대충 짐작이 가는, 불끈불끈 근육에 환장하는 꼬맹이다. 이 부분이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 일곱 살 된 꼬맹이가 기사단에 가서 근육송, 그러니까 뽀로로 주제가에 ‘근육이 제일 좋아 이두근 삼두근 흉근 복근 짜릿해’라는 가사를 붙여 부르고, 기사들에게 근육 파도타기를 시키며 침울해하는 딸의 기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아버지는 기사들을 시켜……. 거기다 펠리오에게 안긴 레오니에가 그의 가슴 근육이 튼실하다며 조물거리자, 딸에게 성희롱당하는 아버지가 되어버렸다 탄식하는 장면까지…….
그리고 펠리오와 레오니에 부녀의 대화는, 다른 육아물과는 완전히 다르다. 위의 설정도 그렇고 이 부분도, 불편해할 유교걸보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 지지 않으려는 레오니에와 그런 딸에게 절대로 져주지 않으려는 펠리오의 대결은 꽤 흥미진진하다. 물론 펠리오 손바닥 위의 레오니에지만, 가끔은 펠리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요즘 말하는 티키타카 쩌는 부녀의 대화에 한국의 막장 드라마 뺨치는 막장 설정은 그야말로 이 소설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자세히 말하지 못하겠지만, 아랫도리 하나로 제국을 휘어잡으려던 한 남자의 끝없는 씨 뿌리기가 빚은 비극이라고나 해야 할까? 불륜은 기본에 소아성애자에, 혼외자식에 중혼 등등…….
1부가 평범하지 않은 육아물이었다면, 2부는 평범하지 않은 제국 버전 막장드라마였다. 아침 드라마를 능가하는 꼬이고 꼬인 가족 관계에 연애사는 그야말로 ‘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끔은 뭉클하게 만들거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장면도 있다. 물론 그게 오래가지 않아서 문제지만.
내 안의 유교걸을 잠시 내려놓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었다.
아, 웹툰은 펠리오가 너무 어리게 그려져서 처음에 좀 어색하다. 아무리 어리게 잡아도 레오니에를 처음 만났을 때 펠리오의 나이가 20대 중후반인데, 웹툰은 10대 후반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