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윌브라이트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255화로 본편이 완결 났고, 웹툰화를 기념해 2021년 1월부터 외전이 13화 올라왔다. 소설 빙의물이고, 무협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이 나는 로판 작가였지만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니, 친구가 추천해줬던 무협 소설의 악녀인 사천 당가의 ‘당해원’이 되어 있었다. 명문가의 딸이지만 무공은 하나도 할 줄 모르고, 오직 ‘남궁지하’만을 따라다니며 그가 사랑하는 ‘제갈희’를 독살하려고 했던, 거기다 사람들을 이간질하여 연맹을 깨뜨리고 처참하게 죽는 악당으로 말이다. 소설을 읽어서 앞으로의 전개를 알고 있기에, 당해원은 살아남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우선 그녀는 10년 동안 자신을 아끼는 척하며 중독시킨 새어머니 ‘모용비’의 음모를 부수기로 한다. 외가인 ‘진주 언가’로 가던 중 만년삼을 먹은 그녀는 빠른 속도로 그동안 배우지 못한 무공을 익힌다. 준비를 마친 그녀는, 몇 년 후에 무림을 공격할 마교에 대비하고, 자신의 집안을 노리는 ‘모용 세가’의 계획을 무너뜨리기로 하는데…….
제목 그대로 무협지의 악녀 몸에 빙의한 주인공이, 우연히 얻은 만년삼 덕분에 엄청난 내공을 습득하고, 이후 희귀한 영물까지 섭취하여 최강자가 되는 내용이다. 그녀가 무공을 쓸 줄 몰랐던 것은, 새어머니가 그녀를 어릴 때부터 중독시켰기 때문이다. 이후 그녀는 소설에서 읽은 온갖 정보를 바탕으로, 마교에 대항하기 위해 자기 세력을 늘려간다. 사실 그건 소설의 주인공인 남궁지하의 몫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당해원이 먼저 그들을 수하로 두게 된다. 이것이 바로 주인공 버프!
주인공이 억울하거나 답답한 상황에 부닥치거나 하는 행동이나 말이 읽는 이를 답답하게 하면, ‘고구마를 먹는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이어지면 ‘고구마 구간’이라고도 부른다. 반대로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이 명쾌하게 해결을 하면 ‘사이다를 준다.’라고 한다. 이 소설은, 그런 고구마 구간이 거의 없다. ‘이거 고구마인가?’라고 생각하자마자 후다닥 해결된다. 주인공이 빙의한 이후부터, 시원시원하게 과거 당해원이 저지른 일을 사과와 함께 마무리하고 자기 길을 걷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한,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같은 방향을 보면서 함께 걸어가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건 당해원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언건우’의 태도에서도 볼 수 있다. 그는 당해원이 가는 길을 막지 않는다. 대신 그녀가 뒤돌아보지 않고 거침없이 길을 갈 수 있도록, 뒷정리를 도맡아 한다.
주인공 당해원말고도 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책략가이자 진법의 대가인 ‘진소예’라든지, 뭐든지 물어뜯는 이를 가진 ‘이자강’, 그리고 두뇌파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검을 좋아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꽃이 돼야 했던 제갈희까지 개성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주인공의 시원시원한 행보와 유쾌함을 주는 조연들의 입담, 그리고 매력적인 인물들 덕분에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다.
아, 은근히 잔혹한 묘사가 있는 장면이 더러 등장한다. 손속에 자비를 두지 않는 당해원과 마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