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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Jeffrey Morgan - The Unholy (언홀리) (2021)(지역코드1)(한글자막)(DVD)
Various Artists /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 2021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Unholy, 2021
감독 - 에반 스필리오토포울로스
출연 - 제프리 딘 모건, 캐리 엘위스, 윌리엄 새들러, 케이티 아셀튼
원작 – 제임스 허버트의 소설 ‘Shrine, 1983’
어느 마을에 불구가 된 소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제리’. 하지만 제보는 거짓이었고, 그는 우연히 나무 밑동에서 사슬에 묶인 기이한 인형을 발견한다. 허탕을 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인형의 머리를 부수고 사진을 찍는다. 그날 밤, 제리는 인형이 발견된 나무에서 한 소녀를 발견한다. 그녀의 이름은 ‘앨리스’로, 신부인 삼촌과 같이 살고 있다. 이상한 일은, 제리는 그녀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 사람들은 앨리스는 선천적으로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일 예배 시간에 앨리스는 많은 사람 앞에서 성모마리아의 음성을 들었다며 입을 연다. 사람들은 기적이라 말하며 그녀에게 모여들었고, 급기야 앨리스는 휠체어를 타는 소년을 일으켜 세우기까지 하는데…….
영화의 오프닝은 한 사람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많은 이들이 그 사람을 마녀라 외치며 가면을 씌우고 불을 지핀다. 그 사람이 죽은 장소가 바로 인형이 발견된 나무였다. 여기서 뭔가 수상하다는 걸 감지할 수 있다. 과연 앨리스가 만난 그 존재가 성모마리아가 맞을까?
아쉽게도 영화는 너무도 빨리 그 답을 말해준다. 시작한 지 19분 만에, 앨리스와 만난 지 10분 만에 제리의 꿈을 통해서 말이다. 하아, 사람들이 아무리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이라지만 이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차라리 이 꿈을 중반 이후에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러니까 신부인 삼촌이 앨리스의 그림자에서 이상한 환영을 보고 난 다음에 말이다. 이후 둘이서 조사를 시작하고, 기이한 일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면서 벌어지는 식으로 흘러가면 어땠을까 싶다.
너무 빨리 그 존재의 정체가 드러났기에, 또한 그 존재가 하는 일이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에, 영화는 그리 무섭다거나 긴장되지 않았다. 게다가 결말 부분의 그 엉성함은…….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말에서 모든 사건이 해결되는 방법이 너무 쉬워서, 보다가 허탈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이렇게 쉽게? 아마 원작에서는 앨리스의 내적 갈등이 이어지고 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과정 없이 그냥 대화 몇 번으로 쉽게 끝날 리가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되고 말이다.
아니면 제작진은 모든 것을 다 알려주고 나서, 언제 그걸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조마조마하게 만들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거라면 아쉽게도 성공하지는 못했다. 위험에 처하는 상황도 별로 없고, 그다지 조마조마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거기다 제작진은 제리를 통해 진정한 언론인의 자세에 관해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는 조작 기사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줬는데, 이번에는 앨리스에 관련된 기사로 그 오명을 씻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앨리스의 뒤에 있는 존재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 그는 고민한다. 모른 척하고 명예를 회복할 것인지 아니면 양심선언을 할 것인지. 그런데 뭐 그렇게 고민을 오래 하지 않고 그리 인상적으로 와닿지도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사건의 원인은 제리 아니었던가? 그가 인형 머리를 부쉈기에…….
그나저나 어떻게 그 존재가 앨리스를 따라 성당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사악한 영은 성당이나 교회에 못 들어오게 결계가 있는 거 아니었나? 영화 ‘오멘 The Omen, 1976’에서 보면 데미안이 그래서 세례를 못 받았는데? 흐음, 시대가 변하면서 악령들도 뭔가 방법을 찾은 모양이다.
아!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포스터 자체가 스포일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