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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VS. 콩
애덤 윈가드 감독,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21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Godzilla VS. Kong, 2021
감독 - 아담 윈가드
출연 -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밀리 바비 브라운, 레베카 홀, 카일 챈들러
‘콩’은 인간의 보호 아래,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월터’라는 남자가 콩을 보호하는 조직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지구 내부에 콩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며, 거기에 존재하는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조직의 수뇌부격인 ‘네이선’은 그의 의견에 동조하고, 콩을 배에 싣고 지구 중심부로 향한다.
한편, ‘고질라’가 에이펙스라는 회사를 습격한다. 그곳은 생명 공학과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곳이었는데, 왜 갑자기 고질라가 그곳을 습격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모든 이가 경계하고 고질라의 행방을 주목하는 가운데, 바다 한가운데서 고질라가 콩을 공격하는데…….
지구 내부에는 거대한 공간이 있고, 거기에는 오래전에 사라진 대 괴수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꽤 흥미 있는 소재였다. 전에는 공룡을 비롯한 거대 괴수들이 존재한다고 여겼지만, 요즘은 외계인도 거기 있고 히틀러도 거기 있다고 얘기한다. 나중에는 개나 소나 다 거기서 산다고 얘기하겠지만, 모를 일이다. 가본 적이 없으니까. 아니, 누군가는 가봤는데 말을 안 하는 걸까?
언젠가도 말했지만, 사람들은 별거 아닌 것을 맞붙여서 우위를 정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또 그걸 성실하고 꼼꼼하게 비교해 대답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도 가진 모양이다. 같은 회사 소속끼리 맞붙이다가 다른 회사 조직원들까지, 예를 들면 슈퍼맨과 배트맨 중 누가 더 셀까라는 질문이 이제는 아이언맨과 배트맨 누가 더 부자인가 계산하기에 이르렀다. 급기야 최근에는 사다코와 가야코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는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이 영화 역시, 그런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킹콩과 고질라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하지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둘은 싸우긴 하지만……. 아! 스포일러가 될까? 아닌가?
음, 이 영화는 그러니까 인간 버전으로 보면 이런 거다. A 가문의 고군은 오러를 쓸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그러던 어느 날, B 가문의 킹군이 모습을 드러낸다. 킹군은 190센치에 100킬로 나가는 거구지만, 꽃을 사랑하는 소년이다. 사람들은 그의 외모만 보고, 그가 싸움을 잘한다는 소문을 퍼트린다. 그러던 어느 날, C 가문의 잔머리 잘 굴리는 월군이 둘을 이용할 계획을 짠다. 그의 음모 때문에 고군은 킹군을 공격하고, 급습을 당한 킹군은 가문의 비기를 꺼내 든다. 그런데 이게 바로 월군이 노리던 것이었다. 그는 킹 가문의 비기를 뺏고, 그제야 속았다는 걸 깨달은 고군과 킹군은 힙을 합해 월군과 그가 부른 소드 마스터 급 용병을 조져버리기로 한다.
앞선 작품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 2019’에서도 느꼈지만, 인간과 괴수의 이야기가 잘 섞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전작보다는 좀 나아지긴 했다. 전작이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았다면, 이번 영화는 그나마 커피와 콜라처럼 색은 맞춘 느낌? 물론 이 맛도 저 맛도 아니게 되었지만. 월군이 부른 소드 마스터 급 용병이 기대에 못 미친 감도 있었고 말이다. 전작에서도 대책 없는 행동을 보여준 ‘매디슨’은 여기서도 비슷했다. 거기다 음모론자까지 끼어들어서 더 튀는 분위기였다. 물론, 두 사람의 주장이 다 맞아떨어졌다는 게 다행이었는지 문제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게 잘 부각되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시리즈의 첫 번째라 할 수 있는 ‘고질라 Godzilla, 2014’의 리뷰가 없다.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도 없고. 으음, 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