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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헌터
폴 앤더슨 감독, 밀라 요보비치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Monster Hunter, 2020
감독 - 폴 앤더슨
출연 - 밀라 요보비치, 토니 쟈, 론 펄만, 티아이
UN 소속의 ‘아르테미스 대위’는 팀원들과 함께 사막 지역으로 조사를 나선다. 지원을 요청하고 실종된 다른 팀원들을 찾기 위함이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번개 폭풍과 함께 대위와 일행은 낯선 세계로 오게 된다. 기이하게 생긴 거대 괴수들의 공격에 결국 혼자 살아남은 대위. 그러던 중, ‘몬스터 헌터’를 만나게 되는데…….
작품의 영상은 꽤 멋졌다. 사막과 암석들로 이루어진 멋진 배경이라든지, 기묘하게 생긴 거대 괴수의 모습은 ‘와-’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현대의 군인들이 현대의 최신식 무기로 낯선 괴수들과 싸우는 장면 역시 괜찮았다. 물론, 나중에 몬스터 헌터와 손잡은 대위가 괴수들과 맞서는 부분 역시, 꽤 멋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 ‘이게 뭐야?’라는 질문이 절로 나왔다. 스포일러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영화의 결말은 마치 ‘지금까지 프롤로그였습니다. 배경이랑 주요 인물들 다 익히셨죠? 이제 본편을 기대하세요!’라는 분위기였다. 감독이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 걸까? 뭐지? ‘레지던트 이블 Resident Evil, 2002’는 이제 안 만들고 이 시리즈로 갈아타려는 걸까? 왜 갑자기 레지던트 이블 얘기냐고? 이 영화의 감독과 주인공이 바로 레지던트 이블의 감독이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사실 보면서 어떻게 마무리를 할지 궁금하긴 했다. 인물과 그 세계에 관한 설명을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식의 마무리라니……. 감독이 생각하기에 최선이었던 것 같은데, 좀 아쉬웠다. 이건 열린 결말도 아니고, 해피 엔딩도 아니고…….
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이 나왔던 장면이 있는데, 바로 대위가 몬스터 헌터에게 초콜릿을 주는 부분이었다. 초콜릿, 맛있다. 내 조카들도 어릴 적에 처음 먹어보고는, 너무 맛있다고 하나만 더 달라고 애걸복걸했다. 몰래 냉장고에서 꺼내먹다 걸려서 강제로 이를 닦아야 했지만,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더 먹고 싶은 맛이다. 그러니 몬스터 헌터가 처음 초콜릿을 먹고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왜 나는 어떤 영상에서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전쟁 중에 꼬질꼬질한 옷차림의 애들이 미군 뒤를 따라다니면서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는 장면이 떠올랐을까? 그러면 미군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초콜릿과 사탕을 마구 던져줬다. 어디서 봤지? 기록 영상이었나, 만화였나? 모르겠다.
하여간 애초에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