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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The Irregulers, 2021
제작 - 톰 비드웰
출연 - 매켈 데이비드, 새디아 그레이엄, 조조 마카리
빅토리아 시대, 런던 뒷골목에는 ‘비비’와 ‘제시’, ‘빌리’ 그리고 ‘스파이크, 네 명의 친구가 함께 살고 있다. 제시는 환각을 보며 괴로워하고, 비비는 그런 동생을 안타까워하면서 무리의 대장 격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비비는 ’왓슨‘이라는 남자에게서 사건 의뢰를 받는다. 아기들이 사라지는데, 그걸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어쩌다 신분을 숨기고 무리에 끼어든 ’레오폴드‘ 왕자까지, 다섯은 런던의 밤거리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뒤쫓는데…….
베이커 221B, 왓슨. 여기까지 보면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기본 설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바로 ‘셜록 홈즈’ 시리즈다. 그 시리즈를 보면, 셜록 홈즈가 거리의 정보를 모으기 위해 동네 꼬꼬마 아이들에게 의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하, 그렇다면 이건 그 베이커 거리의 꼬꼬마들을 주연으로 내세운 드라마구나! 그런데 음? 아이들이 조사하는 게 일상적인 것이 아닌, 초자연적 사건이다. 까마귀를 조종해 갓난아이를 유괴하는 초능력자라든지 사람을 복제하는 마법을 쓰는 주술사 등등. 게다가 몇몇 사건들의 현장은 처참하고 끔찍하기까지 하다. 이거 왓슨이 이런 장면 보기 싫어서 애들을 고용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니, 그러면 그건 그것대로 왓슨의 인성이……. 하여간 셜록 홈즈의 시대이면서 동시에 실존 인물을 들이밀면서 기괴한 초자연적 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성격의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비비가 동양계이고, 왓슨이 흑인인데 그건 뭐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제일 신경 쓰이고 거슬리는 건, 셜록 홈즈와 왓슨의 성격이었다. 언제였더라, 아! ‘에놀라 홈즈 Enola Holmes, 2020’에서도 느꼈던 부분이다. 스핀 오프 격으로 시리즈를 만들려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게 있다. 오리지널에 해당하는 원조의 기본 설정을 지켜주는 것이다. ‘CSI 시리즈’나 ‘크리미날 마인드 시리즈’에서 스핀 오프 격에 해당하는 다른 지부들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원조, 그러니까 ‘라스베가스’ 지부나 ‘BAU’ 팀을 완전 개차반으로 만들어 버리면 과연 그 시리즈를 사람들이 좋아했을까? 이미 끝난 드라마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추억에 젖어 이야기하거나 케이블 TV에서 재방영을 하고 사람들이 찾아보고 그럴까? 아닐 거다.
그런데 왜 셜록 홈즈의 스핀 오프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아니, 스핀 오프도 되지 못하고 기본 설정을 따와서 만드는 시리즈들은 왜 오리지널을 엉망으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에놀라 홈즈에 나오는 마이크로프트나 셜록 캐릭터의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여기에서는 더 형편없다. 각본가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어보기나 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아, 이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은데…….
그냥 뒷골목 아이들의 이야기로 만들어도 꽤 재미있을 거 같은데, 굳이! 쓸데없이! 셜록 홈즈와 엮으면서 어정쩡하고 이상한 드라마로 만들었다. 원작을 보면 셜록 홈즈가 기분 전환으로 약을 하는 게 나오긴 하는데, 여기서는 완전 약쟁이 폐인으로 만들었고, 왓슨은 개XX 사이코패스가 되어버렸다. 마이크로프트는 병X으로 나오고 말이다. 드라마의 주연인 비비를 띄워주기 위해서, 세 사람을 그렇게까지 바닥으로 내몰 필요가 있을까 싶다. 셜록은 셜록 대로, 비비는 비비 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는 방향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말이다.
보기 시작한 거라서 꾸역꾸역 시즌 1을 끝까지 다 보긴 했는데, 2시즌은 아마 안 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