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잡아라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앤 해서웨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Witches, 2020


  원작 – 로알드 달의 소설 ‘The Witches, 1983’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 앤 해서웨이, 저지어 브루노, 옥타비아 스펜서, 스탠리 투치


 


 


 


 


 


  주인공 소년은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살게 된다. 어느 날, 할머니와 가게에 갔다가 마녀를 만난다. 그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손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 지인이 있는 고급 호텔로 향한다. 할머니도 어린 시절 친구가 마녀에게 당하여 닭으로 변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곳에서 마녀들의 집회가 열리는데…….


 


  어린이 동화는 꿈과 희망을 주는 게 옳다고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이 더러 있다. 그중에서 누가 누가 제일 불쌍한가 고르면 순위권에 들어갈 게 분명한 주인공이 있으니, 바로 로알드 달의 소설 ‘The Witches, 1983’에서 나오는 주인공 소년이다. 한국에서는 ‘마녀를 잡아라’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왜 불쌍한 거로 순위권이냐면,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고아인 주인공은 많은데, 그걸로 불쌍하다고 할 수 있냐고? 그럼 이건 어떤가? 소년은 휴양지에서 마녀에게 걸려 쥐……. 아, 이건 스포일러인가?


 


 


 


 


 


스포일러 경고!!


 


 


 


 


스포일러 경고!!


 


 


 


 


 


소녀는 마녀에 의해 강제로 쥐로 변하는 약물을 먹게 되고,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쥐로 변한 주인공이라니……. 물론 소년은 할머니와 수명이 비슷해졌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긴 한다. 그리고 제일 안쓰러운 건, 소설에서 주인공 소년의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아에 쥐로 변해서 평생 살아야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름도 없다니……. 너무도 안쓰럽고 불쌍한 주인공이다. 하여간 소설이 무척이나 재미있고 인기 있어서, 1990년도에 영화화가 한 번 되었다. ‘마녀와 루크 The Witches, 1990’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여기서는 소년에게 루크라는 이름이 생기고 나중에 인간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한다는 제작진의 강력한 의지! 물론, 이번 작품은 원작의 결말을 따라가고 있다. 


 


소설과 90년도 작까지 다 본 사람으로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뭔가 아쉬웠다. 시각적인 부분은 90년도 작보다 색감이 풍부하고 화려했으며, 사실적이면서 적절한 CG로 마녀를 으스스하게 잘 표현해냈다.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사실적인 CG를 강조하는 바람에, 징그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특히 아이들이 쥐로 변하는 장면! 공기 방울 같은 것이 얼굴 전체를 뒤덮는 순간은 으……. 그리고 너무 사실적인 쥐의 모습 역시 별로였다. 쥐는, 진짜 완전 싫다. 내가 그래서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도 아직 못 보고 있는데. 피가 철철 튀고 사지 절단하는 영화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겠는데, 사실적인 쥐가 나오는 영화는 잘 못 보겠다.


 


  원작과 달리, 손주에게서 마녀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아, 소설에서는 손주가 마녀 이야기를 나중에 하던가? 기억이 잘……. 하여간 할머니가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서 이것저것 하는데, 문득 부두교 주술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면 이 작품은 마녀와 부두교 주술사 가족의 대결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 소년과 할머니가 흑인으로 바뀌어서 그런지, 은근히 주변의 백인들, 특히 호텔 지배인에게서 무시당하는 듯한 말을 듣기도 한다.


 


  90년 작에서 '안젤리카 휴스턴'의 마녀 분장은 꽤 충격적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앤 헤서웨이의 분장은 뭐랄까……. 마녀라기보다는 외계인 같은 느낌? 대머리에 귀까지 찢어진 입과 초롱초롱하고 예쁜 눈의 대비는 부자연스러우면서도 묘했다. 그러니까 빨간 마스크로 유명한 입 찢어진 여자가 삭발한 그런 느낌이랄까? 우리가 마녀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새로운 마녀의 이미지를 선보이기 위함일까? 하지만 마녀라기보다는 빨간 마스크나 외계인이 떠올라서 실패!


 


  소설은 참 재미있는데, 영화는 어쩌다……. 아쉽게도 원작의 재미를 그리 많이 살리지 못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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