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Monster Party, 2018
감독 - 크리스 폰 호프만
출연 - 버지니아 가드너, 로빈 튜니, 줄리안 맥마혼, 랜스 레드딕
빈집털이와 좀도둑질을 하던 ‘아이리스’와 ‘도지’ 커플과 ‘캐스퍼’. 캐스퍼의 아버지가 엄청난 빚을 지자, 그걸 갚기 위해 어느 부유한 집안의 도우미로 들어간다. 아래층에서 저택의 가족과 더불어 손님들이 파티를 즐기는 사이, 셋은 금고를 털기로 한다. 그런데 모인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있었는데…….
원제만 보고, 괴물이 나오는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 제목을 보고는 ‘음?’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킬러와 노블레스 그리고 몬스터가 무슨 상관이 있지? 그러다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모인 사람들의 은밀한 비밀이 드러나면서는 왜 킬러라는 말이 들어갔는지, 등장인물들이 보이는 행동을 보면서는 왜 몬스터라는 단어를 썼는지 말이다. 하아, 오랜만에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를 쓰려니 어렵다.
영화를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바로 ‘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2016’였다. 좀도둑질을 하는 세 젊은이가 한 건 더 하려고 어느 집에 들어갔다가 되레 당한다는 내용인데, 이 영화의 기본 설정도 비슷하다. 여자 하나에 남자 둘로 이루어진 세 젊은이가 도둑질하려고 어느 집에 들어간다. 차이점은, 손님뿐만 아니라 주인 가족까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금고를 털려는 것이다. 그리고 셋은 그들이 간과했던 사실을 알게 된다. ‘맨 인 더 다크’는 주인인 노인이 그냥 평범한 노인이 아니었고, 이 작품에서는 주인 부부뿐만 아니라 손님들까지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점은 많았다.
아, 왜 자꾸 ‘맨 인 더 다크’ 얘기를 꺼내냐면, 이런 설정 그러니까 도둑질하러 갔다가 되레 당한다는 설정의 장점과 재미를 잘 살린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꾸 비교 대상이 되는 것 같다. 기준이라고 할까?
하여간 다른 점을 또 꼽자면, 이 작품은 그리 진지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상황이나 분위기는 무척이나 진지하고 심각한데, 그걸 풀어가는 방식은 그러지 않았다. 이건 아마, 모임의 목적을 알아차리는 순간부터 그랬던 것 같다. 세상에는 많은 중독 치료 모임이 있으니, 영화와 비슷한 목적을 가진 모임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어딘가에는, 어쩌면 말이다.
그들이 중독 치료를 하느라 실력이 녹슬어서 그렇지, 안 그랬다면 삼인조는 아마 오 분도 버티지 못……. 아, 그러면 영화 상영 시간이 더 짧아졌으려나?
습관을 고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그러니까 뭔가를 하려면 꼭 주위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 그러면 타인의 선의가 나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