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Phantoms, 1998
원작 – 딘 쿤츠의 소설 ‘Phantoms, 1983’
감독 - 조 채플
출연 - 조아나 고잉, 로즈 맥거완, 피터 오툴, 클리프톤 파웰, 리브 슈라이버
‘제니퍼’는 알코올 중독자인 동생 ‘리자’를 치료하고자, 자신이 사는 마을로 데리고 온다.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 만에 돌아온 마을은 텅 비어 있고, 곳곳에 절단된 사체들이 버려져 있었다. 전화는 불통이고 자동차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온 보안관들과 함께 마을을 뒤지던 그들은, ‘고대의 적’이라는 낙서를 발견한다. 곧이어 정부 요원들과 한 박사가 마을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들 앞에 정체불명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영화를 다음에서 검색하려면 ‘벤 애플렉의 팬텀’으로 찾으면 된다. 하지만 네이버에서는 ‘다크니스’로 검색해야 한다. 이름(원제)은 하나인데, 별명(국내 제목)은 여러 개…. 하지만 곱슬머리인 개구쟁이 내 동생은 아니다.
‘딘 쿤츠’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데, 원작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책 표지를 보니, 읽은 것도 같은데…. 역시 영화건 소설이건 그때그때 기록을 해둬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검색이라도 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여간 이 작가의 소설은 읽을 때는 진짜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영상화를 하면 원작이 낫다는 생각만 든다. 호러SF스릴러 장르는 원작을 그대로 구현하기가 어려우니까, 이해한다. 게다가 ‘스티븐 킹’의 소설처럼 수십 편을 영화로 만들면 그중에 걸작이나 명작으로 한두 개는 나올 텐데, 딘 쿤츠의 것은 영상화가 그리 많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괜찮은 영화를 찾기가 어렵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Demon seed, 1973’을 영화화한 ‘Demon seed 프로테우스 4, 1977’ 정도?
자, 위에 저렇게 길게 글을 쓴 이유가 무엇일까? 그렇다. 이 영화, 그렇게 긴장감이 있지도, 조마조마하지도, 그렇다고 다음이 어떻게 될지 그리 기대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인간을 능가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정체불명의 존재와 현대적 무기로 무장한 인간의 대결은, 초반부터 한쪽이 너무 우세했다. 게다가 그들이 인간을 공격한 이유가 밝혀지니, 과연 이길 가능성이 있을지 의아했다. 물론 인간은 외계인의 침공에도 컴퓨터 해킹을 통해 이긴 전적이 있으니, 고대의 존재라고 일컬어지는 적에 대응할 방법이 찾아내긴 할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까지가 그렇게 흥미진진하거나 긴장감이 넘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그 존재가 일부러 봐준 그런 느낌? 아, ‘내가 원한 건 다른 거니까 그것만 들어주면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하건 신경 쓰지 않을게’라는 그런 분위기? 그래서 후반에 좀 맥이 빠지는 거 같았다. 맞대결이라고 하기엔 너무 쉽게 끝나버린 거 같았다. 거기다 미약하게나마 있던 긴장감이 차곡차곡 쌓여 펑 터지는 것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출연 배우들이 다 이름과 사진을 보면 알 법한 사람들로만 모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보지 말라고 도시락 싸 들고 말릴 정도로 쓰레기 망작은 아닌데, 꼭 보라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소설 읽은 김에 한번 볼 정도?
그나저나 미국 드라마 ‘엑스 파일 The X-Files, 1993’에서 등장했던 외계인의 검은 액체를 연상시키는 물질의 등장은, 설정 돌려쓰기인지 아니면 외계인에게 검은색은 중요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인간에게 검은색은 불길하기에 사용한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