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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레니 할린 감독, 장가휘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9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沈默的證人 Bodies at Rest, 2018
감독 - 레니 할린
출연 - 장가휘, 양자, 임현제, 클라라
폭우 경보가 발령된 크리스마스이브의 홍콩. 거의 모두가 퇴근한 시체 부검소에 가면을 쓴 세 사람이 침입한다. 남아있던 사람은 셋으로 경비 ‘금’씨와 부검의 ‘진가호’ 그리고 인턴 ‘교림’이었다. 침입자들은 그들을 협박하여, 한 여인의 시체에서 총알을 빼간다. 하지만 총알은 이미 진가호가 바꿔치기한 뒤였다. 그리고 기록을 통해, 그 여인이 삼합회 보스의 딸이었고 마약 거래 현장에서 총을 맞고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총알이 바뀌었음을 눈치챈 침입자들이 다시 부검소로 돌아오는데…….
미리 말하자면, 최근에 무료 영화로 본 것 중에서 그나마 이 작품이 나았다. 이 영화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비교 대상들이 너무 엉망이어서……. ‘다이하드 2 Die Hard 2, 1990’의 감독으로 기억되는 ‘레니 할렌’의 작품답게, 펑펑 터지는 장면도 있고, 긴박한 상황도 이어지고, 중간에 일 때문에 방문한 사람들이 어떻게 될까 봐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다른 건 다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건 너무 이상했다. 만약 강도가 들었었다면, 강도가 나가자마자 주위를 둘러보고 경찰에 신고하고 문단속을 하는 게 기본 아닌가? 그런데 검시소의 이 세 사람은 그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출입문을 잠그지도 않았고, 경찰에 전화했지만 안 된다고 그냥 포기한다. 휴대 전화는 게임 할 때만 쓰고 인터넷은 유튜브 볼 때만 쓰는 건가? 그것도 아니면 건물 밖을 나가서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경찰을 불러달라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 검시소가 산속에 덩그러니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심에 있던데? 지나가는 차도 많고 말이다. 도대체 왜 멍하니 있다가 다시 급습을 당하고, 도망치려다가 잡히냐 이 말이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영화가 전개되지 않겠지만, 최소한의 방어라도 해놔야 했지 않았을까? 도망치면서 뭔가 하긴 하는데,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그 덕분에 이후 그들이 하는 행동은 다 허술해 보이기만 했다. 외부 인사가 업무차 방문했을 때, 인질로 잡혀있던 교림은 왜 가만히 안 있고 난리지? 저러다 다 죽으면 어쩌려고? 어떻게 저놈들은 비슷한 수법에 매번 당하지? 바본가? 등등. 침입자들이 진짜 바보라고 생각되었던 점은, 왜 굳이 총알 하나만 챙기려고 위험을 무릅쓰냐였다. 그냥 건물을 날려버리면 증거고 뭐고 다 사라지지 않나? 괜히 애쓰지 말고 다 죽여버리고 터트리면 끝날 텐데, 왜 굳이 그렇게 안간힘을 쓰는지……. 아, 역시 이러면 영화가 진행이 안 되겠지?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지만, 액션 장면도 많이 나오고, 뭔가가 펑펑 터지고, 쉴 새 없이 사건이 벌어져서 그리 지루한지는 몰랐다. 다행이다. 다른 영화들 볼 때와는 달리 내 시간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