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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일을 알고있다(1DISC) - 할인행사
대니 캐넌 감독, 제니퍼 에스포지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 1997
감독 - 짐 길레스피
출연 - 제니퍼 러브 휴이트, 사라 미셸 겔러, 라이언 필립, 프레디 프린즈 주니어
고교 졸업반인 ‘줄리’, ‘헬렌’, ‘배리’ 그리고 ‘레이’는 독립기념일 밤 흥에 겨워 도로를 질주하다가 지나가던 사람을 치고 만다. 처음에는 신고하려고 했지만,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사건을 은폐하기로 한다. 시체를 바다에 던져버리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한 네 친구. 그로부터 일 년 후, 네 사람에게는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짓을 알고 있다’라는 내용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리고 누군가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네 친구를 응원했다. 재빨리 잘 도망치고 끝까지 살아남으라고. 죽지 말라고.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 네 친구를 응원할 게 아니었다. 음주 운전에 시체 유기라니……. 이 범죄자들! 그들은 자기들이 지은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그 와중에 어쩌다가 휘말려서 살해당한, 관련 없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서로 죽고 못 사는, 떼려야 뗄 수 없을 것 같았던 네 친구. 하지만 그 사건 이후, 그들은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다. 그들에게 남아있는 최소한의 양심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그 사고 당시 각자의 연인에게서 보았던 저열한 감정 때문에 멀리하게 된 거였을까? 그런데 1년이 지나서 협박 편지가 배달되면서, 그들의 사이는 다시 가까워진다. 위기 상황에서 사라졌던 연애 세포가 힐링 포션을 먹고 되살아난 모양이다. 아, 그런 이론이 있었는데 까먹었다. 자기들이 살해당할 처지가 되니, 남아있던 양심이라든지 뭐 그런 게 날아가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죽게 생겼는데 양심이라든지 도덕적 책임 같은 게 무슨 소용이람. 애초에 그런 게 있는 애들이었으면 음주 운전을 하지 않았겠지.
영화는 자기들이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누가 자신들을 노리는지 알아가는 주인공들과 그런 그들의 주위를 맴돌면서 공포감을 조장하고 하나씩 죽이는 살인마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또한, 살인마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알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일 때 등장하는지! 다른 작품의 살인마도 그랬지만, 여기의 살인범 역시 초능력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출귀몰했다. 아, 어쩌면 요즘같이 도어락이 달린 문이 있는 집이 아니라서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차 트렁크를 자유자재로 여닫을 수 있었던 건, 음……. 차가 고물이라서 그런 걸까? 거기다 힘은 또 어찌나 센지! 놀랄 정도였다. 그런 액션이 가능했구나! 그러니까 살인을 하려면, 목표의 행동 범위와 그들이 갈만한 건물의 모든 출입구를 미리 알아두고,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도 사각지대가 어디인지 미리 파악해야 한다. 진짜 꼼꼼하고 부지런하며 기다릴 줄 알고 참을성 있고, 뭐 그런 성격이어야 하나 보다. 하아, 그런데 왜……. 역시 주인공이 아닌 캐릭터의 운명이랄까?
네 친구가 예쁘고 잘생겨서 보는 내내 좋았던 영화였다. 그리고 미국 드라마 ‘빅뱅 이론 The Big Bang Theory, 2007’의 주인공인 레너드의 풋풋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해자가 주인공이 되면 결말이 이렇게 된다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이 드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