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Empty Man, 2020

  감독 데이비드 프라이어

  출연 제임스 뱃지 데일사만다 로건스티븐 루트조엘 코트니

  원작 컬런 번베네사 R. 델레이의 그래픽 노블 엠티맨 The Empty Man’

 

 

 

 

  1995년 부탄의 우라 계곡을 등반하던 일행 중 이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앞서가다가 구멍으로 빠진다그를 구하기 위해 내려간 그렉은 기이한 자세로 있는 인간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유골과 기절한 폴을 발견한다폴을 데리고 겨우 어느 빈 산장에 도착한 일행하지만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고 그렉을 비롯한 친구들은 다 죽고 만다정신을 잃은 폴만 남기고.

2018부인과 아들을 사고로 잃은 제임스에게 친한 친구의 딸인 아만다가 사라졌다는 연락이 온다사건을 조사하던 제임스는 아만다의 친구인 다바라라는 학생에게서 얼마 전에 아이들끼리 엠티맨을 부르는 의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그리고 의식에 참여한 다른 아이들 역시 실종되거나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제임스는 아만다의 노트에 적혀있는 폰티펙스 연구소라는 단체를 찾아가는데…….

 

  요즘 영화들은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든다영화 주온 Ju-on: The Grudge, 呪怨, 2002’에서부터 시작된어린 시절의 추억을 하나둘씩 무서운 존재로 바꾸는 행위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이번 영화에서는 병 입구에 입을 대고 바람 소리를 내는 놀이의 의미를 바꿔버렸다엠티맨이라는 존재를 소환하려면그걸 해야 한다나어릴 적에 그렇게 하고 놀아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 많을 텐데이제는 그것도 못 하게 생겼다물을 달리 집어넣고 소리 내는 재미가 꽤 있었는데 말이다.

 

  영화는 초중반까지는 정말 흥미진진했다초반 계곡을 등반하던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들도 오싹하면서 궁금했고중반 아만다와 친구들에게 생긴 일도 으스스했다특히 첫째 날둘째 날 그리고 세 번째 날마다 엠티맨에게 홀린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사건들도 섬뜩하니 괜찮았다엠티맨의 존재와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법하니 좋았다.

 

  하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영화는 그 힘을 잃었다설마 제작진이 후반을 만들 때뭔가 일이 있어서 의욕을 잃어버린 걸까상영시간이 거의 130분에 달하는데굳이 그렇게 길 필요가 있었을까좀 더 시간을 줄일 수는 없었을까그러면 느슨하지 않고 속도감이 있으며 앞에서부터 쌓아온 긴장감이 차고 올라가며 조마조마함도 배가 되고 한눈을 팔 수 없을 정도의 몰입감을 줬을 텐데 말이다달리 말하면 이 영화는 후반으로 가면서 느슨하고 속도감은 달팽이 기어가듯이 느릿했으며 앞에서 쌓아온 긴장감은 다 내다 버리고 조마조마하기는커녕 딴짓을 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임펙트를 주려고 한 것 같은데뭐랄까……그러니까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던 다른 영화이게 뭔지 밝히지 않겠다진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하여간 그 영화의 마지막에 느꼈던 놀라움과 충격의 반의반도 되지 않았다위에서 말했지만영화의 느슨함 때문에 긴장감이고 흥분이나 조마조마 같은 게 이미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추진력을 잃은 기차는 앞으로 나갈 수 없는 법이다무릎을 꿇은 것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이 영화는 무릎을 꿇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초중반까지는 진짜 좋았던그래서 후반이 너무 아쉬웠던 영화였다.

 

  그나저나 병 입구에 바람을 불면서 생각만 하면 소환되다니엠티맨 너 너무 쉬운 존재 아니니거울을 보고 세 번 이름을 말하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적어도 한 번 정도는 이름을 불러야 하지 않아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 그런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