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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Ghost Note, 2017
감독 - 트로이 하트
출연 - 알리시아 언더우드, 저스틴 던컨, 케니 가드너, 앨린 커렐
추수 감사절을 맞아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하지만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당한 과거 때문에, 그리 사이는 좋지 않다. 비록 그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어른들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맬러리’는 어린 사촌들과 함께 강령술을 한다. 그런데 그때 뭔가 쓰러지는 소리에 다락방으로 올라간 아이들은 낡은 기타를 발견한다. 부모님이 여행을 떠난 사이에 할머니 집에서 머무르게 된 맬러리는 이상한 환각과 환청을 겪는다. 또한, 기타를 만졌던 어린 ‘애슐리’ 역시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다락방에 올라가지 말라는 할머니의 경고를 무시하던 그녀는 할아버지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연쇄살인마가 되었다는 소문이 도는 ‘유진 번스’라는 음악가가 있었다. 그의 기타 연주를 들으면 사람들이 죽어 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마지막 앨범인 ‘고스트 노트’를 들으면, 끔찍하게 죽어 지옥에 떨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 중에는, 그 앨범을 들어본 자가 없다고 한다. 50년 전, 갑자기 사라진 이후 아무도 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이나 오프닝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면,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맬러리의 할아버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말이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꽤 흥미롭다.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아내는 맬러리와 그녀에게 다가오는 의문의 존재 그리고 다락방에서 기타를 만진 이후로 이상하게 변하는 어린 애슐리. 악마에 영혼을 팔았다는 유진 번스와 그가 악마라고 확신하여 악을 물리치겠다는 사명감에 불탔던 맬러리의 할아버지. 얘기만 들으면, 재미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 특히 다락방에 다른 아이들도 많았는데, 왜 하필이면 멜러리와 애슐리에게 그런 일이 생겼는지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또한, 외국에는 ‘삼거리 악마’라는 존재에 관한 얘기가 있다. 미국 드라마 ‘수퍼내추럴 Supernatura, 2005’에도 나왔지만, 음악가들에게 엄청난 재능을 갖게 해주는 존재라고 한다. 다만 그렇게 되면 수명이 짧아진단다. 그 전까지는 그저 그런 삼류 연주자 내지는 가수가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실력으로 나타나 그런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이름을 대면 알만한 음악가들이 삼거리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뒷이야기가 있다.
설정만 보면,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이야기다. 대대로 얽힌 가문의 비밀과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이어진 복수의 순환고리, 악마와 이에 맞서는 사람들의 대결,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얼떨결에 사건에 휘말린 아이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는 그런 기본 설정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냥 한없이 지루하기만 했다.
뭐랄까, 정신과 시간의 방이 진짜 있다면 거기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랄까? 분명 두 시간은 넘게 본 거 같은데, 실제로는 사십 분 정도만 흘러있었다는……. 어쩌면 유진 반스의 음악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이 영화의 지루함과 그에 따른 짜증과 분노 같은 온갖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죽는 게 맞을 것 같다. 네이버 무료 영화가 아니었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작품이니까 뭐……. 무료라서 보긴 했지만, 내 시간은……. 내 시간에 미안했고, 이걸 같이 봐준 애인님에게 무한한 미안함과 감사함을 바치겠다. 하지만 난 또다시 이런 유의 영화를 같이 보자고 조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