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텔과 헨젤
오즈 퍼킨스 감독, 소피아 릴리스 외 출연 / 노바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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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Gretel & Hansel, 2020

  감독 오즈 퍼킨스

  출연 소피아 릴리스사무엘 리키앨리스 크리게찰스 바바롤라

 

 

 

 

 

 

  ‘그레텔은 엄마와 어린 동생 헨젤과 살고 있다아빠의 유령에 사로잡힌 엄마는 도끼를 휘두르며 두 남매를 집에서 내쫓고둘은 숲을 배회한다그러다 발견한 오두막 한 채그곳에는 노파가 혼자 살고 있었는데둘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내어준다노파는 매일 엄청나게 많은 음식을 대접하고그레텔과 헨젤은 집안일을 돕는다그러던 중그레텔은 매일 악몽을 꾸는데…….

 

  유명한 그림 형제의 동화 헨젤과 그레텔 Hansel and Gretel’을 각색한 영화다둘을 비교하자면동화에서는 헨젤이 오빠이고 그레텔이 여동생인데영화에서는 누나와 남동생의 관계로 바꾸었다또한동화의 백미인 과자 집은 아쉽게도 여기서는 등장하지 않는다대신 문을 열고 들어가면말 그대로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엄청난 음식이 차려져 있다또한동화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을 숲에 버리고 가지만영화에서는 아빠는 돌아가셨고엄마가 아이들을 집에서 내쫓는다도끼를 휘두르면서 말이다결말도 다르다동화에서는 마녀를 죽이고 그 재산을 갖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지만여기서는 마녀를 죽이고 집으로 돌아가는 건 비슷한데 똑같지는 않다이거 스포일러인가하지만 동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 게 아닐까교회를 다니면 성경이 어떤 내용인지 아니까성경을 다룬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여간 영화의 기본 설정은 흥미로웠다동화에서도 오빠인 헨젤은 갇혀 있었고사건을 해결한 건 동생인 그레텔이었다그런 그레텔이 누나가 되었으니얼마나 영특한 모습을 보일까 기대도 되었다아니면 그레텔이 갇히고 헨젤이 사건을 해결하는 걸까그리고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녀는 또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는 좀 아쉬웠다아니좀이 아니라많이. 87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전에도 이런 느낌을 받은 영화가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그러면 예전엔 미처 몰랐다가 아니라오랜만이었다고 바꿔야 하나동화는 그야말로 아동 학대에 유기사유재산 훼손감금식인살인강도 등등의 온갖 범죄가 총집결된 으스스한 내용이었다이런 끔찍한 내용을 동화랍시고 조카들에게 읽어준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그래서 애들이 공포물을 안 좋아하나?

 

  다시 작품 얘기로 돌아와서영화는 동화에서 등장한 범죄들을 총망라하고 있기는 하다몇몇 범죄는 영상으로 보여주기까지 하니더 섬뜩하기도 하고 말이다그런데 그게 다였다특정한 몇 장면만 끔찍하다는 인상을 줄 뿐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은 그냥 심심하다였다위에서도 적었지만이 작품의 상영시간은 87분이다그런데 그건 아마 내가 겪었던 몇 안 되는 지루한 87분이었을 것이다공포물로 만들면 좋을 엄청난 소재로 가득한 원작을 이렇게 심심하게 만들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공포 영화는 강약중간약을 적절하게 섞어서 긴장감을 쌓아가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하는데이 영화는 그냥 약약약약약이었다중간이나 강이라고 넣은 것도 있었겠지만나에게는 그냥 약의 행진이었다.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공포를 악몽과 환상그리고 현실로 표현하려고 했던 모양이다과거에 붙잡히지 않으면서 동시에 과거를 잊지 말고편안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하라는 교훈을 주려고 했나 보다근데 영화가 지루해서 그런 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역시 원작을 알고 있는 영화를 본다는 건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나저나마지막에 그레텔이 한 행동은 엄마가 한 짓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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