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
조던 필 감독, 루피타 니용고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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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Us, 2019

  감독 - 조던 필

  출연 - 루피타 뇽오, 윈스턴 듀크, 샤하디 라이트 조셉, 에반 알렉스, 엘리자베스 모스

 

 

 

 

 

  ‘애들레이드는 남편 게이브와 딸 조라’, 그리고 아들 제이슨과 함께 어린 시절 가족과 왔었던 산타크루즈 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다. 그날 밤, 남편에게 어린 시절 해변에 있는 유원지에서 겪은 이상한 사건을 얘기한다. 부모님을 잃고 헤매던 중, 유령의 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여자아이를 만나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얘기하던 중, 갑자기 정전되더니 아들이 누군가 집 앞에 서 있다고 얘기한다. 붉은 옷을 입은 네 사람인데, 손에 손을 잡고 있었다. 그들은 문을 부수며 집에 침입하고, 애들레이드 가족을 공격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애들레이드 가족과 똑같이 생겼다. 다만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그나마 목쉰 소리로 얘기를 하는, 애들레이드와 똑같이 생긴 레드는 자신들의 정체에 대해 하나씩 밝히는데…….

 

  가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가 둘이 있어서 하나는 일하고 다른 하나는 놀면 어떨까? 그러다 다시 바꿔서 일하고 놀면, 2배의 생산성과 2배의 놀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짬뽕도 먹고 싶고 짜장면도 먹고 싶을 때, 두 개 다 시킬 수도 있고 말이다. ! 생활비가 2배로 들어가는 비극이…….

 

  하여간 이 영화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고, 그가 나를 공격하여 내가 가진 것을 다 빼앗으려 한다면 어떨까 하는 가설로 시작한다. 물론 명분은 있다. 그동안 자기는 어두운 곳에서 고생했으니, 바꾸자는 것이다. ? 누가 그러라고 했나? 난 거기서 그렇게 살라고 한 적 없는데?

 

 

  이후 스포일러 짱 많을 수 있으니까 주의 바람! 진짜 스포일러 있음!

 

 

 

 

 

 

 

  진짜임!! 경고!! 원하지 않으면 돌아가시오!!

 

 

 

 

 

  영화는 복제 인간, 아니 버려진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에서 만들어낸, 하지만 용도 폐기되어 아무도 몰랐던, 버려진 지하 터널에서 스스로 생존하여 삶을 이어가고 있던, 그런 복제 인간 말이다. 위에서 내가 누가 그러라고 했냐고 물었지만, 사실 그들도 영문도 모른 채 만들어져서 태어나고 자랐다. 정부의 편의를 위해 만들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니까 처리해버렸다. 그냥 굶어 죽거나 질식해 죽으라고, 수많은 지하 터널로 이루어진 곳에 버렸다. 그들에게 지하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냥 거대한 세포 덩어리에 불과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물건으로 대하니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 말로만 인권이니 정이니 떠들면서 정작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깔보고 업신여기다가 역공을 당한 거다. 돈이 더 많다고, 권력을 갖고 있다고, 더 좋은 집에 산다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무시하면 큰일 나는 거다. 역사책을 뒤적여 보면, 혁명이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

 

  지하인들이 어떻게 살아남아 조직을 이루고 지상을 공격하기에 이르렀는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다만 바뀐 애들레이드가 어떤 역할을 했다고 추측할 정도의 언급만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물 안의 개구리는 그 안만이 세상 전부라고 생각해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않고, 상자 안의 벼룩은 상자 크기 이상은 뛸 수 없다고. 그런데 만약 밖에서 온 개구리가 있었다면? 누군가 벼룩의 상자를 치워버린다면? 지하인들에게 애들레이드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 역시 혁명을 일으키려면 주동자가 있어야 한다는 얘긴가……. 아니면 변화가 생기려면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는 의미일까?

 

  그런데 설정을 곰곰이 생각하면 좀 이상하다. 지하인들은 지상인들과 영혼이 연결이 되어 그들이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지상인을 조종할 수 없다는 이유로 폐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어린 레드가 한 짓이나 지상에 올라와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 등등을 보면, 자기들 나름의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바뀐 애들레이드 덕분에 그동안 발전이나 진화를 한 걸까?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지상인들을 따라 한다. 그 부분은 뭐, 발전이 덜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까? 제일 의아한 건, 그 당시 연구가들이 어떻게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까지 계산했는가이다. 가령 다른 주로 이사를 한다거나 다른 지방의 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터널이 미국 전역에 뻗어있다고 하면 되려나? 하지만 외국에서 오는 경우는 어떻게 했을까? 오는 것까지는 상관없는데, 외국인과 결혼을 한다거나 아이를 낳는 경우에는? 강제 솔로 확정인가? , 그건 좀 슬프다.

 

  아무 생각 없이 , 나랑 똑같은 사람이 날 죽이려고 해! 이건 공포야!’라며 보면 재미있는데, 설정을 따져보면 이건 뭔가 싶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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