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Hubie Halloween, 2020
감독 - 스티븐 브릴
출연 - 아담 샌들러, 케빈 제임스, 줄리 보웬, 레이 리오타
‘휴비’는 세일럼의 모든 마을 사람들에게서 바보로 불리며 온갖 구박과 놀림을 받는 청년이다. 단지 그가 너무 착하고 순수하고 말을 어눌하게 한다는 이유로! 같이 일하는 동료는 기본에 마을의 유지에서 지나가던 꼬꼬마 애들에게까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에, 경찰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기 일쑤지만 휴비는 꿋꿋이 신고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인근 정신병원에서는 환자 한 명이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휴비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만, 그의 신고에 짜증이 난 경찰은 무시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웃기기보다는 짜증이 났다. 왜 마을 사람들이 저렇게 한 사람을 대놓고 조롱거리로 삼고 괴롭히며 즐거워하지? 저게 농담이라고? 자기들끼리만 즐거워하면 농담인가? 휴비가 남들과 달라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성격이라면 괴롭힘에 시달리다 못해 복수하거나 자살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저렇게 유머로 소비하고 우스갯거리로 만든다고?
진짜 이걸 코미디가 아니라 호러로 장르를 바꿔서, 휴비가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으로 만들어도 다들 통쾌하다고 할 것 같았다. 어쩌면 더 잔혹하게 죽이라고 응원할지도 모르겠다. 재판에 넘겨져도 배심원들이 휴비가 당한 일을 다 봤다면, 만장일치로 무죄 판결을 내렸을 것이다.
왜 휴비의 엄마는 진작에 아들을 데리고 다른 동네로 이사 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혹시 어릴 때부터 괴롭힘을 당해서 애가 저렇게 멍청하게 자란 게 아닐까 싶다. 하긴 그래서 결국……. 아차! 스포일러를 할 뻔했다.
별로 할 말도 없고, 해봤자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코미디라고 봤는데 웃음은커녕 짜증만 잔뜩 난 영화였다. 결국, 남들이 괴롭혀도 꾹 참으라는 말? 언젠가는 사람들이 네 진심을 알아줄 테니, 반항하지 말고 참고 기다리라는 뜻? 남을 죽어라 괴롭혀도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면 모든 게 다 잘 해결된다는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내용? 어느 마을에나 동네북인 바보가 하나 있는 법? 아, 그래서 남자라면 왕따 대상이 되고 여자애라면 집단 강간의 대상이 되는 건가? 영화는 영화로 보라고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욕을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진짜.
누가 이 작품 장르를 호러로 바꿔서, 휴비가 마을 사람 다 죽이고 마을을 초토화하는 내용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