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 서세동점의 시작 ㅣ 본격 한중일 세계사 1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부제 – 서세동점의 시작
저자 – 굽시니스트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펴낸 한중일 세 나라의 근현대사를 다룬 책의 첫 번째 이야기다. 부제를 보면, ‘서세동점의 시작’이라고 되어 있다. 제목 그대로 책은 영국을 비롯한 서구 세력이 아시아로 밀려 들어온 시기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한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만을 다루고 있다.
1장은 프롤로그로 왜 굳이 한중일 세 나라의 역사를 같이 다루기로 했는지 작가의 설명이 나온다. ‘나가사끼 짬뽕’으로 3국의 관계에 관한 설명이 들어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2장과 3장에서는 19세기 이전의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연대표로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이해하기 쉽게 특징적인 사건을 만화로 곁들였다.
이후 19세기 중국과 서양의 교류가 어떠했고, 왜 영국에서 중국에 아편을 팔려고 했는지 그 이유와 과정이 그려진다. 또한, 일본의 상황은 어떠했고 서양과의 교류로 그들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일본보다는 중국의 청나라가 어떻게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졌는지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영국의 치밀한 침략 계획과 과학 기술의 발달에 대비되어 중화사상과 부정부패에 찌들었던 중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역사 만화지만, 사람과 의인화시킨 동물을 적절히 배치하여 인물의 특징을 잘 살렸다. 그래서 보자마자 ‘이 인물은 이런 성격이구나!’라든지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겠구나.’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이해하기도 쉬웠고 말이다.
그리고 주로 다루는 것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아시아 국가의 역사지만, 그와 동시에 서구의 상황까지 같이 다뤄서 좋았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게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다가왔고 또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접근법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이 혼자 살아간다는 건 불가능하다.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타인과 뭔가를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 방에서 혼자 틀어박혀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다. 나라와 나라 사이도 마찬가지다. 자기 나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해야 한다. 그 교역은 당연히 자국에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하는 건 당연하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복잡하고 어떻게 보면 상당히 치졸하여 이기적이기까지 한 국제 정세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보면서 아쉬운 감도 있었다. 패러디라든지 속된 말로 드립력이 충만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자마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겠지만, 그런 걸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도대체 이게 왜 지금 나오는지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다. 음, 뭐, 이 책의 저자와 출판사가 그런 패러디와 드립 그리고 인터넷 유행어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