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Malevolent, 2017
감독 - 올라프 드 프류 조핸네슨
출연 - 플로렌스 퓨, 셀리아 임리, 벤 로이드 휴즈, 스콧 챔버스
남매인 ‘앤젤라’와 ‘잭슨’, 그들의 친구인 ‘엘리엇’과 ‘베스’까지 네 사람은 가짜 영매 서비스로 사기를 치고 있다. 남매의 어머니는 귀신을 볼 수 있었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데, 그걸 이용해 동생인 앤젤라가 유령을 볼 수 있는 척하고 다른 사람들은 온갖 기계로 퇴치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녀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잭슨이 사채를 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계속하게 된다. 그러던 중, 어느 ‘그린’이라는 노부인에게서 의뢰가 들어오는데, 앤젤라는 어쩐지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알고 보니 노부인의 아들은 여자아이들을 여러 명 죽인 연쇄 살인범이었고, 그 장소가 바로 의뢰인이 사는 저택이었던 것. 그곳에서 앤젤라는 입이 꿰매진 여자아이들의 유령을 보지만, 잭슨은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계속되는 이상한 일에 일행은 도망치다시피 집을 나오는데…….
가짜 영매사로 활동하지만, 서서히 능력이 드러나는 주인공. 어머니의 자살로 인한 충격 때문에 영매사라는 걸 믿지 않지만, 그걸로 사람들을 속여 먹고 사는 오빠. 여자아이들을 살해한 남자와 죽은 아이들의 원혼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그의 엄마. 죽은 여자아이들이 그 집을 떠나지 못하는 비밀 등등. 기본 설정은 흥미로워 보인다. 중간에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과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서서히 조여오는 분위기만 잘 잡으면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조여오는 분위기가 제대로 먹히려면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그동안 주어진 힌트가 제자리에 딱 맞아떨어져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지 못했다. 또한, 영화는 두 가족의 이야기, 그러니까 앤젤라의 엄마 이야기와 그린 부인의 아들 이야기가 등장한다. 다만 앤젤라의 엄마 이야기는 계속해서 힌트를 주면서 이야기를 완성하지만, 그린 부인의 아들 이야기는 그냥 인물의 입을 통해 주저리주저리 설명에 그친다. 그린 부인의 아들 이야기가 작품에서 중요한 사건인데, 너무 허무하고 쉽게 밝혀진다. 그래서 긴장감이라든지 조마조마한 분위기 따위는 느낄 수가 없었다.
이 영화가 주인공 앤젤라의 영매사로의 성장물이라거나 가족 화해물이라면 어떻게 그러려니 하겠지만, 꼭 그런 것 같지 않아서 아쉬웠다. 후반부에 가면 두 가지가 다 보이긴 하지만, 그리 와닿지 않았다.
그냥 입이 꿰매져 살해당한 아이들만 불쌍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