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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박물관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평점 :
부제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원제 - Treasure Palaces: Great Writers Visit Great Museums, 2016
저자 - 매기 퍼거슨
박물관이라고 하면, 각기 다른 시간대의 다양한 유물을 전시해놓은 곳을 생각한다. 그리고 박물관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다양한 화보가 같이 수록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다양한 시간대에서 한 가지 주제로만 유물이 모여있다거나, 한 사람의 모든 것을 간직한 곳도 등장한다. 그러니까 제목은 박물관이지만, 미술관 내지는 기념관 같은 곳도 다루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박물관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제목에 그렇게 적혀있으니, 그냥 박물관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24명의 작가가 소개하는 24곳의 박물관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쓴 글들은 뭐라고 딱 정형화시킬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만 알고 있는 나만의 맛집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될까? 아니면 이 장소와 나의 추억 모음집? 그것도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의 일대기? 글을 쓴 사람 수만큼의 자유롭고 다양한 형식의 글이 담겨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앞에서 적은 것처럼, 어떤 글은 그 박물관에 얽힌 작가의 추억을 드러내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그 박물관에서 다루는 한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또 어떤 글은 그 박물관을 만든 사람 또는 그곳의 대표적인 작품 또는 작가가 그곳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에 관한 감상이기도 했다.
이건 어쩌면, 박물관을 소재로 한 여러 작가의 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 특유의 시선과 감성으로 포착한 어느 박물관에서의 특별한 순간, 예를 들면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든지 힐링이 되거나 숨 쉬게 해주었던 순간들이 담겨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파리에 있다는 ‘인형 박물관’이라든지 스톡홀롬의 ‘아바 박물관’ 그리고 자그레브의 ‘실연 박물관’이 꽤 흥미로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방문해보고 싶다. 난 그곳에서 어떤 걸 보고 느끼게 될까?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박물관은 위에도 적었지만 다양한 시간대의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박물관의 종류는 다양해질 수 있다. 그럼 만약 내가 박물관을 만든다면, 난 어디에, 무엇에 의미를 둘까?
각 박물관의 이야기 말미에는 주소와 홈페이지 주소가 들어있다. 일일이 치기 귀찮았던 나는 ‘QR 코드가 필요해!’를 외치기도 했다. 몇몇 박물관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코로나 때문에 문을 닫는다는 문구는 안타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랬다. 그리고 부록으로 각 박물관의 몇몇 작품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책 중간에 들어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