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홍원기
주연 – 설아, 이현주, 송채윤, 한가람, 심소영
10분 안팎의 짧은 공포 단편 작품이다. 총 여덟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는데, 편당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금방 볼 수 있다. 내용 역시, 한 번쯤 읽거나 들어봤던 괴담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도 않았다.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흐름보다는, 중간의 한 단계는 건너뛰고 바로 결로 빠르게 흘러갔다. 그래서 뜬금없이 끝난다고 느껴질 수도 있었다. 짧은 괴담에 이것저것 이야기를 붙여 만든 장편이 아니라, 괴담을 그대로 영상화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틈』은 죽은 전교 1등 괴담을 다루고 있다. 그 이야기를 모른다면 이게 뭔가 싶겠지만, 알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목적지』는 택시에 탄 정체불명의 여자 귀신 이야기다. 거기에 ‘자유로 괴담’이라고, 눈이 없는 여자 귀신 이야기를 섞었다. 고어 장면이 나온다.
『합방』은 휴대폰 카메라 어플로 사진을 찍었더니 나 말고 다른 얼굴도 인식되었다는 괴담을 활용했다. 거기에 쟁점이 되었던 인터넷 주작 방송도 집어넣었다.
『장난』은 아무리 내려가도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도는 끝없이 반복되는 계단 이야기다. 뜬금없는 인형의 등장에 이건 뭔가 싶기도 했다.
『맞춤 구두』는 하반신을 잃어버린 자살한 학생이 다리를 찾아다닌다는 괴담이다. 여기다 학생 간의 왕따와 교사의 방관 같은 문제를 첨가했다.
『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에서 특정 버튼을 누르면 차원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소재다. 거기다 나만 있는데 엘리베이터 정원이 다 찼다는 알림음이 울리거나 없던 사람이 옆에 있다는 괴담도 곁들였다. 영화 ‘사일런트 힐 Silent Hill, 2006’의 간호사가 떠올랐다.
『문지방』은 떼지 말라는 방문의 부적을 떼서 난리가 난 이야기다.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아야 한다. 이건 무슨 괴담인지 잘 모르겠다.
『생일』은 어린아이를 이용하는 ‘염매魘魅’라는 주술을 다룬 이야기다. 무당이 자신의 영력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납치해다 죽이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 ‘기생령 Ghastly, 奇生靈, 2011’이 떠오른다.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몇몇 이야기는 교복이 똑같아 보이는 거로 봐서, 같은 학교가 배경인 것 같다. 하지만 잘 연결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엘리베이터’와 ‘문지방’은 같은 아파트가 배경으로, 대사로도 나와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목적지’ 초반에 택시기사가 듣는 뉴스에서 ‘생일’에 관한 언급이 있다. 이런 연결성은 괜찮았다.
일본 공포 드라마 ‘괴담신이대 怪談 新耳袋’라든지 ‘소름 トリハダ’이 떠올랐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두 드라마가 더 오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