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제 - The Maid, 2020
감독 - 리 통캄
출연 - 테라빳 사자꿀, 플로이 소르나린, 사비카 차이야데즈, 셰릴 크루즈
‘조이’는 어느 커다란 저택에 메이드로 취직했다. 젊고 아름다운 부부와 어린 딸 ‘닛’, 그리고 사이좋은 메이드와 일꾼이 있는, 겉으로 보기에는 부유하고 화려하기 그지없는 집이었다. 하지만 부부는 남들 앞에서만 사랑하는 척할 뿐 평소에는 찬바람이 불었고, 어린 딸에게조차 냉정했다. 게다가 닛은 희귀한 병에 걸렸고, 그녀를 돌보던 메이드들은 하나같이 뭔가 이상한 것을 보고 일을 그만두곤 했다. 조이 역시 메이드 차림의 기괴한 여자를 보지만, 주인 부부나 일하는 사람들은 뭔가 말하길 꺼려하는 분위기다. 그녀의 말을 믿어주는 건, 같이 목격한 어린 닛뿐이었다. 그러던 중, 조이는 저택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둘씩 알게 되는데…….
영화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총 3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1장은 전반적인 분위기 설명과 조이의 등장을, 2장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을, 그리고 3장은 갈등의 해결을 다루고 있다. 음, 소설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을까?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와 젊고 매력적인 메이드의 조합은, 아주 자연스럽게 한가지 결론을 제시한다. 그리고 귀신으로 집을 서성이는 존재가 그 젊은 메이드로 추정된다면? 게다가 사람들은 그 메이드가 말도 없이 떠났다고 한다면? 역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론은 한 가지다. 그렇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아주 흔한 클리셰를 따르고 있다. 이런 흐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귀신의 정체와 저택의 비밀까지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또 다른 반전을 하나 숨겨뒀다. 아니, 두 개라고 해야 할까? 초반에 다 알아버려서 심심해할까 봐 신경 쓴 모양이다. 어떻게 보면 억지스럽지 않을까 싶었지만, 달리 보면 그렇지도 않았다. 초반부터 자세히 보면 힌트가 간간이 숨어있었다. 그래서 중반 이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결말 부분에서는 초반과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마무리되었다. 초반이 귀신들린 집이었다면, 후반은 슬래셔였다.
아쉬운 게 있다면, 귀신이 나오는 횟수가 너무 적었고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는 점이다. 명색이 공포인데 음……. 후반의 슬래셔는 화끈했지만 말이다.
조이 역을 맡은 ‘플로이 소르나린’이 너무 귀여웠다. 레고 머리 같은 단발이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그런데 밤마다 변신하던 원숭이 인형의 정체는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