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Babysitter: Killer Queen, 2020
감독 - 맥지
출연 - 쥬다 루이스, 제나 오르테가, 에밀리 알린 린드
‘비’와 친구들의 악마 의식에 희생될뻔했다가 겨우 살아난 ‘콜’. 그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부모를 비롯해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그를 믿어주는 건, 옆집에 사는 ‘멜라니’뿐이다. 심지어 콜의 부모를 몰래 그를 정신 장애 특수 학교로 보내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콜은 반쯤 포기한 상태가 되지만, 멜라니의 제안으로 야외 파티장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잠시, 2년 전의 악몽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처음 이번 작품을 봤을 때, 콜 역할을 맡은 배우가 바뀐 줄 알았다. 그런데 영화 소개를 찾아보고 똑같은 배우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2년 사이에? 분장의 힘인가? 멜라니 역할을 맡은 배우는 그냥 애가 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만 달라졌는데, 콜은 완전 다른 사람 같았다.
영화는 전편보다 더 잔혹했다. 되돌아온 비의 일당들은 물론이고 새로 나온 무리가 죽어 나가는 장면은 으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어떻게 죽겠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 보이는 영상은 그것보다 조금 더 잔혹했다. 물론 영화가 전반적으로 가볍고 유쾌하며 과장되어 그려졌기에 그냥 웃으면서 볼 수 있었다. 만약 진지한 영화였다면, 음……. 거기다 코믹하게 연출되어 웃음거리로 치부되었지만, 심각하게 볼 상황들도 많았다. 학교에서의 괴롭힘이라든지 아이들이 겪고 있는 약물 중독 같은 문제, 거의 모든 문제에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른들 등등. 그런 상황을 보고 있으면, 상당히 잔혹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걸 유쾌하게 엮어내는 것이 감독의 특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영화는 1편과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러웠다. 1편에서 죽은 일당이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에 기대했었는데, 왜 그들의 과거까지 보여주는지 잘 모르겠다. 범죄자의 과거 사연은 궁금하지 않다고! 혹시 몇 년에 걸쳐서 콜을 노리는 이유를 알려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콜이 아직도 비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으니, 그 순정을 지켜주기 위해서? 차라리 1편 악당들의 사연은 1편에서 끝내고, 2편 악당의 사연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2편의 악당들은 너무도 쉽게 후다닥 처리되어서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아무래도 2편의 악당들은 너무 동기가 빈약해서, 1편의 악당들까지 끌어들인 것 같다. 아니면 콜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어 멘탈을 흔들리게 할 속셈이었을까? 대표 격인 악당의 사연만 보여주는 건 어땠을까 싶었는데, 감독은 다른 조연들에게까지 공평하게 기회를 주고 싶었나 보다. 하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좋지 않으니까.
콜을 돕는 인물로 전학생인 ‘피비’가 나오는데, 두 사람의 연결 고리가 좀 억지스러웠다. 이건 뭐 하늘에서, 아니 저승에서 맺어준 인연도 아니고 말이다. 될 놈은 악마들 사이에서도 연애가 가능하단 말일까? 피비가 초반엔 센 언니 컨셉이었는데, 갈수록 순둥이로 변하는 게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아, 다른 남자에게는 까칠하지만 내 남자에게는 부드러운!
1편에서 멍청했던 악당들은 2년이 지나도 여전했다. 그동안 뭔가 깨닫고 공부한 게 없는 모양이다. 콜이 1편에서와 달리 별로 똘똘하지 않은 거 같아서 아쉬웠다. 2년 동안 주위의 시달림과 수군거림이 애를 이상하게 만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