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Babysitter, 2017
감독 - 맥지
출연 - 쥬다 루이스, 사마라 위빙, 해나 메이 리, 로비 아멜
12살이나 되었지만, 부모의 과보호와 또래보다 더딘 성장 때문에 ‘콜’은 학교에서 새가슴이라고 놀림 받기 일쑤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든든한 지지자이자 어릴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베이비시터 ‘비’가 있었다. 고등학생답지 않게 능숙하게 콜을 잘 봐주고, 때로는 인생 선배로, 또 때로는 든든한 친구이자 아군인 비. 콜은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콜은 비와 함께 신나게 놀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상한 소리에 일어나 아래층을 보니, 비가 자기 친구들 여럿을 불러 놀고 있었다. 하지만 콜은 곧 그들이 노는 게 아니라 이상한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이 작품의 영제는 그냥 ‘베이비시터’인데, 한국에서는 ‘사탄의 베이비시터’라고 붙였다, 추가된 세 글자 때문에,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가 되어버렸다. 제목만 보면, 이 베이비시터가 사탄을 돌보는 것인지 아니면 베이비시터가 사탄을 믿는 건지 모호하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30분 정도 되면 알 수 있다. 그렇다. 제목의 의미는 바로 사탄을 믿는 베이비시터였다.
사탄 숭배에 관한 작품은 꽤 많다. 대표작인 영화로는 ‘로즈마리의 아기 Rosemary's Baby, 1968’를 들 수 있다. 그 영화에서 사탄숭배자들이 대개 중장년층 중심이라면, 이 작품은 고등학생들이 중심이다. 믿음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사탄 숭배교가 포교를 잘 한 걸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이제 목격자가 된 콜과 그를 쫓는 비와 친구들의 대결을 중심으로 그리고 있다. 이런 장르 영화답게, 경찰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콜은 스스로 위험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오랫동안 믿고 따르며 의지했던 사람의 배신을 뒤로하고 말이다.
주인공인 콜의 극증 나이가 12살이다. 그럼 이 작품은 12세 관람가인 걸까? 아니다.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이다. 12살이라는 주인공의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이 영화 은근히 잔인하다. 부모의 과보호가 있었지만, 콜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다. 비와 친구들 역시, 목격자인 콜을 죽이기 위해 온갖 짓을 다 한다. 그 와중에 우연과 방심이 겹치면서 부상자와 사망자가 계속해서 생기고 말이다. 그 과정이 웃기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또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이 감독이 만든 ‘ 림 오브 더 월드 Rim of the World, 2019’도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상당히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다. 그 작품은 15세 관람가였는데, 이 작품은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의 특징을 좀 알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비가 동료를 잘못 모은 것 같다. 좀 똘똘한 아이들을 포섭했으면 그 고생을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아니, 그랬기에 콜의 활약이 더 눈부실 수 있었던 걸까?
콜의 이웃에 사는 친구 ‘멜라니’가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검색해보니, 영화 ‘닥터 슬립 Doctor Sleep, 2019’에서 ‘트루낫’의 신입회원인 ‘스테이크바이트 앤디’였다. 이 작품을 찍었을 때에서 2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꼬꼬마에서 숙녀로 훌쩍 자랐다. 역시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유쾌하고 잔인했으며, 어설픈 악당과 대조되는 똘똘한 꼬마가 인상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