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906/pimg_7186921382664135.jpg)
원제 - Umbrella Academy, 2019
원작 - ‘제라드 웨이’와 ‘가브리에우 바’의 동명의 만화책 ‘엄브렐러 아카데미 The Umbrella Academy, 2007’
제작 - 스티브 블랙먼
출연 – 톰 호퍼, 데이비드 카스타네다, 에미 레이버-램프먼, 로버트 시한, 에이든 갤러거, 저스틴 H. 민, 엘렌 페이지, 메리 J. 블라이즈
어느 날, 임신 가능성이 없던 여자들이 아이를 낳는다. ‘하그리브스’라는 한 부호가 그 일곱 아이를 입양하여,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설립한다. 아이들은 초능력을 갖고, 아버지를 따라 히어로 활동을 해나간다. 성장한 후, 아이들은 각자의 길을 걷는다. 누구는 폐인이 되고, 누구는 배우가 되었으며, 또 다른 누구는 실종된다. 서로 뿔뿔이 흩어져있던 아이들은 하그리스브의 장례식을 위해 모인다. 그리고 오랫동안 실종상태였던 ‘넘버 5’가 나타나, 며칠 후 세계가 멸망한다는 얘기를 전하는데…….
드라마는 성장한 일곱 아이의 화끈한 액션씬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가졌던 갈등과 고민 그리고 불신의 근원을 보여준다. 지구의 멸망을 막아야 한다는 명제 앞에, 아이들은 서로의 과거를 회고하며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것을 서서히 털어놓는다, 그 와중에 서로 싸우기도 하고 오해하고, 결별하고 화해를 반복한다. 그렇다. 이 드라마는,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극복하며 가족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힐링 드라마였다.
아이를 기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때 되면 밥 주고, 재워주고, 산책시켜주고, 놀아주고, 학교나 학원에 보낸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물론 옆에 열거한 것들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보편적인 상황이 아니기에 옆으로 미뤄두겠다. 아이들의 아버지인 하그리브스는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줬다. 심지어 로봇 유모까지 붙여줄 정도였다. 그리고 히어로 활동을 시키면서, 아이들의 자존감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아이들을 학대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넘버 세븐, ‘바냐’에 관해서는 확실히 학대한 것으로 보였다. 다른 형제들과 달리,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바냐는 히어로 활동에서 제외되고, 외면당했으며 눈칫밥을 먹으면서 성장했다. 후반부에 이유가 나오지만, 그게 뭐였든 간에 그는 바냐와 다른 아이들을 눈에 보일 정도로 차별하고 편애했다. 바냐만 그런 건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도 알게 모르게 하그리브스에게 상처받고, 능력 개발을 이유로 극한의 상황으로 몰렸다. 그러니 자라면서 아이들이 엇나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과연 그는 자신을 아이들의 아버지로 생각했을까? 아닐 것 같다. 그냥 꼬꼬마 능력자 아이들을 통솔하고 지휘하는 대장 역할로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다.
드라마는 지구 멸망을 막으려는 노력, 가족 간의 신뢰 회복 그리고 힐링 외에 한가지 설정이 더 있었다. 바로 넘버 5가 시간 여행으로 길을 잃었을 때 만난 집단 ‘커미션’이다. 그들은 넘버 5를 쫓아, 자신들의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가리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번갈아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래서 지금 어떤 상황인지 잘 드러난다. 그와 동시에 여러 사건이 계속 벌어지면서 얽히고설킨 관계가 충돌한다. 중간에 약간 늘어지는 에피소드도 있는데, 그건 뭐 속도 조절을 하기 위함이라 생각하겠다. 계속해서 빠르게 나가기만 하면, 뒤로 떨어져 나가거나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히어로 물을 가장한, 올바른 육아의 중요성과 필요를 강조하는 드라마였다.
아, 출연진에서 ‘메리 J. 블라이즈’라는 이름을 보고 ‘음?’하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 메리 J. 블라이즈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