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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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이수정이다혜최세희조영주

 

 



 

  이 책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방송한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이라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방송을 다 수록한 것은 아니고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 거기에 해당하는 내용만 실었다그리고 방송에서 언급한 사건에 관련된 정보를 간략히 첨가하였다.

 

  『1부 왜 피해자가 집을 나가야 하는가는 가정 폭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여기서 언급한 영화는 가스등 Gaslight, 1944’, ‘적과의 동침 Sleeping With The Enemy, 1991’ 그리고 돌로레스 클레이번 Dolores Claiborne, 1994’이다.

 

  『2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순응한다는 종교와 권위에 대해 비판 없이 수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다루고 있다. ‘사바하 娑婆訶, SVAHA : THE SIXTH FINGER, 2019’, ‘컴플라이언스 COMPLIANCE, 2012’, 그리고 곡성 哭聲 THE WAILING, 2016’을 이야기한다.

 

  『3부 이 문제가 곧 내 문제일 수 있다는 연대 의식는 성범죄를 다루고 있다. ‘미저리 Misery, 1990’. ‘걸캅스, 2018’ 그리고 살인의 추억, 2003’을 소개한다.

 

  『4부 만만한 계급을 향해 화풀이하는 경향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계층 문제를 이야기한다언급한 영화는 기생충, 2019’, ‘숨바꼭질, 2013’ 그리고 조커 Joker, 2019’.

 

  마지막 5부 결국 가장 중요한 의제 강간 연령은 미성년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논의한다네 개의 영화를 이야기하는데, ‘번지 점프를 하다, 2000’, ‘꿈의 제인, 2016’, ‘믿을 수 없는 이야기 Unbelievable, 2019’ 그리고 팔려 가는 소녀들 I Am Jane Doe, 2020’이다.

 

  다섯 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었지만결국은 하나로 연결된다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나 어린이를성범죄를 비롯한 많은 범죄에서 어떻게 보호할 수 있냐는 것이다그런데 작년부터 이어져 온 수많은 성범죄 사건들예를 들면 버닝썬 사건이나 ‘n번방 사건’ 그리고 다크웹 아동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사건의 처리를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 2004년 밀양 집단 강간 사건이 일어났을 때전 국민은 분노했다하지만 그래서 뭐가 달라졌을까여전히 집단 강간 사건은 일어나고 그때마다 분노하고 난리가 나지만그걸로 끝이다. 2004년 때 확실히 처벌하고 법을 제정했으면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우리나라는 음주 운전에는 엄격하지만음주 강간에는 관대하다왜 그런지 모르겠다그리고 피해자의 앞날보다 가해자의 앞날을 더 고려하고 보장해준다이건 재판부의 문제도 있지만그들이 기준으로 삼는 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영화와 관련된 여러 사건 이야기를 보면서인간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인류애가 먼지가 되어 날아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그래서 책을 읽는 것도 힘들었고리뷰를 쓰는 것도 힘들었다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처음 제작진이 이수정 교수에게 프로그램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하자이런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범죄를 엔터테인먼트로 소비하는 매체는 관심 없습니다여성이나 아동 같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 영화를 다룬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유튜브나 팟캐스트 같은 곳에서 많은 실제 범죄 수사를 다루는 채널만 골라 듣는 나에게저 문장은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뜨끔했다다행히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하지만 타인에게는 비극적인 사건을 유흥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다양한 범죄 사건을 접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운다거나 눈뜨고 코 베이지 않기 위해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듣기는 하지만과연 난 어떤 마음으로 그런 방송을 보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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