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 일반판
데이빗 핀처 감독, 벤 애플렉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Gone Girl, 2014

  원작 - 길리안 플린의 ‘Gone Girl, 2012’

  감독 - 데이빗 핀처

  출연 -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결혼 5년차가 되가는 ‘닉’과 ‘에이미’ 부부. 결혼기념일 날, 에이미가 사라지고 집안은 누군가와 싸운 듯이 엉망이 되어 있었다. 닉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은 실종자가 에이미라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왜냐하면 에이미가 어렸을 때, 에이미의 부모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인기 동화 시리즈를 출판했었기 때문이다. 거의 국민 여동생 수준의 인기를 끌었던 주인공이었기에, 사람들의 관심은 그녀의 실종 사건에 집중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행복하게만 보였던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오래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닉은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아이를 갖는 문제로 부부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는 등등. 경찰은 누군가 에이미를 납치해서 죽였다고 생각하고, 그 범인으로 닉을 지목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아, 미친…….’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작품이었다. 아, 미리 말하지만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고는 진행할 수 없었다.



  사람은 변한다. 그건 그 사람의 외모뿐만 아니라 감정과 생각과 사고방식과 생활습관과 식습관 같은 것이 다 변한다는 뜻이다. 어릴 적에는 못 먹었던 음식을 커서 먹게 될 수도 있고, 어릴 적에는 마냥 착했다가 커서는 찬바람이 부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변한다는 건 과거와 달라진다는 뜻이고,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사람 같은 경우는 성장이 아니라 퇴화할 수도 있다.



  감정이 바뀌기에 호불호도 당연히 변한다. 그러니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서로 맞춰가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닉과 에이미의 만남은 그야말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어릴 적부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왔고 그런 것이 지루했던 에이미와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야심에 차있던 닉. 어쩌면 서로가 달랐기 때문에 첫 만남에서 끌렸을지도 모른다. S극과 N극이 달라붙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거기에서 끝이었다. 서로 조금씩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다른 곳에 눈을 돌렸다. 닉은 바람을 피웠고, 에이미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 둘은 전국 생중계로 부부 싸움을 하고 말았다. 가족, 친지, 지인, 경찰, 방송국 그리고 FBI까지 다 동원해서, 둘은 피 말리는 두뇌 싸움을 벌였다. 그 와중에 피해를 입은 건 두 사람의 가까운 친척 내지는 지인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야 오프닝에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뇌를 열어보고 싶다는 닉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나도 그녀의 뇌를 열어보고 싶었다. 덤으로 닉의 것도 같이.



  두 사람이 과연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상상해보았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스릴 넘치는 결혼 생활? 서로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면서 ‘연기 천재 대단해요!’라며 상대의 SNS에 ‘좋아요’를 누르는 생활? 그것도 아니면 한 쪽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른 한 쪽에 이끌려가는 생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건, 정상적인 부부 관계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들의 결말은 이미 정해져있고, 지금은 그걸 외면하고 미뤄두고 있는 게 아닐까?



  누군가를 만나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게, 어쩌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스치듯이 보았던, 영화 ‘장미의 전쟁 The War Of The Roses, 1989’가 떠올랐다. 그 영화도 부부싸움을 다뤘는데, 이 영화에 비하면 애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 영화도 다시 제대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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