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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신아리 - 할인행사
미이케 다카시 감독, 시바사키 코우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You've Got a Call 着信アリ, 2003
감독 - 미이케 다카시
출연 - 시바사키 코우, 츠츠미 신이치, 후키이시 카즈에, 이시바시 렌지
어느 날 ‘유미’의 친구 ‘요코’에게 음성 메시지가 하나 온다. 발신인은 요코 자신, 보낸 날짜는 앞으로 3일 후. 기분 나쁜 장난으로 여겼지만, 메시지가 발송된 3일 후 바로 그 시각, 요코는 메시지에 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며 죽는다. 그리고 유미의 또 다른 친구 ‘켄지’에게도 미래의 자신에게서 온 메시지가 도착한다. 그 역시 메시지가 발송된 날 똑같은 말을 하며 죽고 만다. 이번에 메시지를 받은 건 ‘나츠미’. 이 사건을 들은 방송국에서 영능력자를 초대해 생방송을 하는데, 나츠미 역시 예고된 시간에 죽고 만다. 이제 메시지는 유미에게 전달되는데…….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벨소리가 무척이나 음산하게 들렸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보다, 벨소리와 미래에 자신이 죽을 날을 알 수 있는 메시지라는 설정이 오싹했다. 미래의 내가 죽는 날, 내가 마지막으로 내뱉는 말이 음성 메시지로 오고, 내가 죽은 다음 내 휴대폰 친구 목록에서 랜덤으로 메시지가 전해진다니…….
이건 뭐 내가 죽을죄를 저질러서 죗값을 치르는 게 아니라, 완전 랜덤으로 죽느냐 사느냐가 정해진다. 굳이 따지자면, 친구와 번호 교환을 한 게 죄가 되려나? 하지만 전화번호가 없어도 전화 건 목록에서 선택될 수 있으니, 그 누구와도 전화도 문자도 카톡도 안 하고, 그렇게 연락을 안 하니 만나지도 못하고……. 이야, 이건 진정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구현하는 설정이 아닐까 싶다.
거의 17년 전에 나온 영화인데, 지금 봐도 괜찮았다. 굳이 거슬리는 걸 고르자면 요즘과 많이 다른 화장법 정도? 죽을 예정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2000’ 같은 설정인데 거기다 가정 폭력이라든지 ‘뮌하우젠 증후군’ 같은 설정을 첨가했다. 아, 가해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말이 요즘 많이 들리는데, 이 작품은 가해자에게 가슴 아픈 과거를 집어넣었다. 물론 그래도 무작위로 사람들을 죽게 만든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누군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서 또 사이코패스는 아무리 주위에서 관심을 준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왜 이 작품을 떠올리면 결말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공포 영화에서 열린 결말이라니……. 아니, 감독은 앞뒤 전후좌우 위아래 위위아래 꽉꽉 닫힌 결말로 만들었는데,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
몇몇 장면들이 상당히 잔인해서 ‘으아…….’ 이러면서 봤는데, 감독 이름을 보고 ‘어? 이 감독 것 치고는 좀 약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편견일 것이다. 오랜만에 본 고전 명작이었다. 2편은 감독이 다른 사람이라서 리뷰 패스. 3편은 아직도 ‘내 돈이! 내 시간이!’라며 절규했던 기억이 남아서 역시 패스. 아쉽게도 속편이 1편을 능가하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호러스릴러장르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