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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 청소년을 위한 셀프 리더십 수업
백수연 지음 / 보랏빛소 / 2018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제 - 청소년을 위한 셀프 리더십 수업
저자 – 백수연
여전히 하는 짓은 할머니 껌딱지이고 어리광을 부리는 막내로만 보이는 막내 조카가 벌써 고등학생이다. 모바일 게임을 가까이하고 책을 멀리하는 모습에 고모는 애가 타지만, 당사자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좋아하는 게 뭐냐는 질문에 놀고먹으며 게임 하는 것이라 말하며 배시시 웃는 모습에 화를 낼 수도 없고, 걱정이다. 뭔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지만, 고모가 주로 읽는 책이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피와 살이 튀기는 호러스릴러추리SF 물뿐이라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셀프 리더십’이라니! 자기가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간다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나이만 헛먹은 고모도 아직 잘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인지라, 어쩐지 도움이 될 거 같았다.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지도사로 오랜 시간 동안 일하면서 많은 청소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과 꿈, 좌절 등을 함께 고민하고 경험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의 길을 스스로 정하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도움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저자는, 셀프 리더십을 갖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존감’, ‘창의성’, ‘자기 주도성’, ‘회복 탄력성’, 그리고 ‘협업’이다. 각각 하나의 챕터씩 할애하여, 연관된 학생의 이야기나 저자의 경험담을 예로 들고 이를 위해 갖추면 좋을 여러 가지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존감’ 부분에서는 자신을 존중하고 믿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자문자답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라고 얘기한다. 저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아이들이 자신의 장단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을 스스로 알아내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조언한다.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빨리 나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 길로 나가는데 이 사회가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지 의문도 들었다. 서점의 한쪽에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라는 책이 있지만, 그 맞은편에는 좋은 성적을 얻어 좋은 대학을 가는 법에 관한 책이 놓여있다. 이건 마치 창의력이 중요하여 그걸 높이 평가한다고 대학이나 회사에서 발표하자, 창의력을 증진하는 방법이 적힌 책과 학원 강좌가 개설되는 것과 비슷하다.
아마 저자가 얘기했던, 요즘은 한 번의 실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이들이 실패해도 괜찮은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게 허용이 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생각하면 경제적인 위기에서부터 사회 정치적 문제까지 파고 들어가야 하니까 여기서는 패스. 고모부터 조카가 실패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더 좋고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은, 아이들에게도 필요하지만, 부모도 읽어봐야 할 거 같다. 그래야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건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이 막내 조카에게 조금이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면 좋겠다. 너무 장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편안하게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져봐야겠다고 마음먹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보는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